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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일제에 저항했던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고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돌아보는 공연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윤동주 시인으로 무대에 다시 오르는 배우 박영수를 만나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특별한 감회를 들어봤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놓쳐서는 안 될 공연도 정리했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윤동주 시인은 부끄러움 많고 내성적일 거라 생각하는데 평전을 읽어보니 굉장히 활동적인 분이더라. 시대의 암흑기에 역동적인 청년이었던 윤동주 시인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 싶다.”
배우 박영수(37)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3월 5~1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다섯 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초연부터 줄곧 윤동주 시인 역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어깨가 더 무겁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의 의미를 함께 담은 공연이라서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박영수는 “‘윤동주, 달을 쏘다’는 언제 해도 좋은 작품이라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무척 좋았다”며 “올해는 어떻게 좀 더 단단한 공연으로 관객과 만날지 기대가 크다”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말했다.
◇‘서시’로 처음 만난 윤동주 시인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박영수와 윤동주 시인의 첫 만남은 바로 ‘서시’였다. 초등학교 시절 흘러가듯 배운 시였는데 유독 마음에 남았다. 박영수는 “너무 어릴 때라 ‘서시’가 윤동주 시인이 쓴 시라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며 “‘윤동주, 달을 쏘다’로 ‘서시’를 다시 읽으면서 어릴 적 기억이 떠올라 무척 기뻤다”고 말했다.
2012년 ‘윤동주, 달을 쏘다’의 초연을 준비하면서 윤동주 시인을 더 깊이 알게 됐다. 박영수가 생각하는 윤동주 시인은 “누구보다 자기 일에 열정적인 청년”이다. 박영수는 “윤동주 시인의 시는 시대에 대한 고민과 내면의 창피함을 노래하고 있지만 실제 시인의 삶은 굉장히 활동적인 항일운동가였다”고 말했다. 그는 “1막에서는 시대에 억눌린 청년 윤동주를 만날 수 있다면 2막에서는 소심함과는 거리가 먼, 더 단단하게 시대와 부딪히는 윤동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은 ‘팔복’ ‘십자가’ ‘참회록’ ‘서시’ ‘별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시인의 대표작을 노래가 아닌 대사로 엮어 시가 지닌 서정성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한다. 작품의 백미는 ‘서시’와 ‘별헤는 밤’이 등장하는 마지막 감옥 장면. 처절한 반성문처럼 윤동주 시인이 겪어야 했던 절망과 고통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강렬한 울림을 안겨준다.
그동안 네 번의 공연을 거치면서 박영수는 누구보다 윤동주 시인과 가까워졌다. 박영수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윤동주 시인의 시가 조금은 나의 단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앞으로 시간이 흘러도 윤동주 시인의 시는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주 시인이 살았던 시대를 직접 살지는 않았지만 그 시대를 많이 생각하다 보니 눈물이 자주 맺힌다”며 애착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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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상관없이 몸으로 부딪히면 누구나 청년”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 ‘윤동주, 달을 쏘다’는 ‘슈또풍’의 ‘케미’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슈또풍’은 윤동주 역의 박영수, 송몽규 역의 김도빈, 강처중 역의 조풍래를 가리켜 부르는 별칭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세 배우가 함께 해 마니아들의 관심이 높다. 박영수는 “도빈이, 풍래와 2년 만에 다시 만나 ‘케미가 뭔지 보여주자’고 다짐했다”며 “무대 위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이 튀어나와도 연기로 온전히 받아줄 수 있는 친구들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영수는 2009년 서울예술단에 입단해 뮤지컬배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년 전부터 서울예술단을 나와 대학로를 주 무대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어느 새 30대 후반이 됐지만 마음은 여전히 청춘이다. 박영수는 “이제 곧 마흔이지만 아직은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나이와 상관없이 몸으로 부딪히며 움직인다면 누구나 청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대는 달라도 청춘의 마음은 한결 같다. 박영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의 의미를 담은 이번 공연이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는 “지금과는 다른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그때나 지금이나 청년들은 각자 나름의 힘든 점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만약 윤동주 시인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박영수의 대답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였다. “‘참회록’을 보면 윤동주 시인이 시대에 대한 고민으로 정말 많이 아파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인을 만난다면 당신은 충분히 아픈 시대를 겪었으니 더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건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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