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신세계, '아카데미 시간표' 바꿨다

함지현 기자I 2018.08.07 06:00:00

'워라밸' 강좌 비중 15% 늘려…현재 가을학기 접수
와인 소믈리에·필라테스 등 인기 강좌 조기 마감
아카데미 회원 백화점 이용 횟수, 일반 고객의 6배

(사진=신세계백화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주52시간 근무 제도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가을학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관련 강좌 비중을 10~15%가량 늘렸다고 7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 문화센터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젊은 세대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달 23일부터 모집을 시작했는데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과정’ ‘베이직 드럼’ ‘1:1 필라테스’ ‘1:1 미백 에센스’ ‘친환경 비누 만들기’ 등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취미 관련 강좌는 벌써 조기 마감됐다.

특히 젊은 층 수강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학기 수강생 연령대를 분석해본 결과 20~30대가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 수준이었던 20~30대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젊은 세대의 백화점 문화센터 이용 증가는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이 크다. 야근과 회식을 줄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52시간 근무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일찍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문화센터로 몰리고 있다고 회사측은 진단했다.

이에 신세계 백화점은 드로잉, 댄스, 음악, 운동, 필라테스 등 2030 젊은 세대가 관심 있는 이슈들로 수업을 준비했다. 또 수강인원 역시 20% 가량 확대하는 등 아카데미 수강생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학기에 새롭게 시작한 ‘맨즈 스타일링’ 강좌는 남자들이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는 등 패션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마련된 수업이다. 여러가지 색상을 믹스업 매치하는 법과 체형별 맞춤 코디 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패션 팁을 알려준다.

전문가와 함께 하는 다양한 쿠킹 클래스도 있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루텐프리 건강 디저트’를 만드는 수업, 식음 브랜드 베키아에누보의 메뉴를 직접 알려주는 ‘트렌디 브런치’, 민경빈 셰프와 함께 싱가포르 요리를 만들어보는 ‘아시아 요리고수’ 강좌도 마련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스타가 직접 오는 강연도 인기다. 방송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출연해 화제가 됐던 한의사 김도균 원장의 ‘셀프 피부관리 팁’에서는 환절기 예민한 피부의 건강관리법을 알려준다. 러닝 전문가 ‘런소다’가 알려주는 ‘러닝 다이어트’도 있다.

백화점이 문화센터를 찾는 젊은 직장인의 발길이 반가운 이유는 문화센터가 백화점의 문턱을 낮춰주면서 매출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일반 고객들이 백화점을 이용한 횟수가 월 평균 1.2회인 것에 반해 아카데미 회원이 이용한 횟수는 월 평균 약 8회로 6배가 넘는다. 연간 사용액이 2000만원 이상인 VIP고객의 비중 역시 일반 고객보다 8배 가량 높다.

신세계 아카데미 관계자는 “주부 수강생들이 몰리는 오전 11시와 오후 1~2시 시간대가 가장 인기가 높았던 것에 비해, 이번 학기에는 저녁 시간을 활용해 수강하려는 직장인들이 몰렸다”며 “젊은 부부나 여유 있는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2030 수강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의 이번 가을학기 강좌는 다음달 7일까지 모집한다. 강좌는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