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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매각하고 영업시간 단축…살아남기 ‘안간힘’
13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내달 1일부터 경기 안산고잔점과 전남 순천풍덕점의 폐점시간을 밤 12시에서 밤 11시로 1시간 앞당긴다. 해당 지점은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있어 늦은 밤 시간대 고객 수요가 적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운영비 대비 발생 매출이 낮다고 판단해 폐점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마트도 올해부터 전 지점의 폐점시간을 1시간 앞당겨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안 나오는 점포를 중심으로 폐점시간을 밤 11시로 조정해 운영하다가 올해 전면적으로 확대했다.신세계백화점도 오픈 시간을 30분 늦춰 동참했다. 공식적으로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문화 조성을 위한 조처지만 밑바탕에는 경비감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대형 유통업체의 군살빼기는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먼저 움직였다. 이마트는 지난해 4월 경기 하남점 잔여 부지와 평택 소사벌 미개발 부지를 매각한 데 이어 7월 경기 부평점과 시흥 은계지구 부지를 처분했다. 또 9월에는 코스트코 대구점과 대전점, 서울 양평점을 매각하면서 약 2700억원을 확보했다. 이마트는 부실 점포인 대구 시지점과 울산 학성점도 폐점을 결정했다. 장안점은 이마트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높였다.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부평점의 매출 순위는 전국 백화점 업계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공정위의 명령은 롯데백화점이 부실 점포 정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다. 특히 중복상권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인천점은 인근에 있는 초대형 쇼핑몰 ‘롯데타운’과 상권이 겹치며, 부평점은 상권 중심축이 부천으로 이동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온라인 시장 성장 뚜렷…정체기 맞은 대형마트·백화점
대형 유통업체의 다이어트는 소비의 중심축 이동과도 관련이 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78조227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성장률은 19.2%다. 2015년 54조였던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는 2년 새 44% 급증했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정체기를 맞았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7년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연평균 성장률은 1%를 밑돈다. 2015년 0.4%, 2016년 0.9%를 각각 기록했다. 백화점은 2016년 성장률 4.8%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2015년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다. 2015년 백화점 시장은 0.7% 감소했다. 백화점 업계가 대형 쇼핑몰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구상하면서 2016년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마트 지점은 온라인 쇼핑을 위한 물류창고로 쓰일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등 유통업계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 정리 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