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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맞수로 통한다. 2002년 설립한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했다. 항체의약품의 복제약이라는 기존에 없던 시장을 새로 만든 것이다. 이후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개발했다.
이에 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설립한 6년차 신생기업이지만 바이오시밀러 4종을 개발해 세계 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체치료제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개발한 유일한 곳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통상 6~7년 걸리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간을 4~5년으로 단축했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효율성이 높다. 이 회사 고한승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전문가로 회사 설립 10여년 전인 2000년 삼성종합기술원에 합류해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전체 그림을 완성한 주인공으로 통한다.
이 두 기업의 현재 위치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선두 기업’이지만 여기에 머무를 생각이 전혀 없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2018 셀트리온헬스케어 인터내셔널 서밋’에서 개발 중인 신약의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현재 집중하는 품목은 세계 최초 인플루엔자(독감) 항체치료제 ‘CT-P27’과 자가주사형 램시마다. CT-P27은 현재 국내 및 글로벌 임상2b상이 자가주사형 램시마는 올해 안에 임상3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외에 셀트리온은 이외에 항체약물결합(ADC. Antibody-Drug Conjugation) 유방암치료제, 독감백신, B형간염 항체치료제, 광견병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신약개발에 뛰어 들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일본 다케다와 급성췌장염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고 평가했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신약으로 영역을 넓히는 게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케다는 일본 제약사지만 전세계 20위권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다케다와의 ‘공동개발’이라는 형태를 취한 것은 신약개발의 리스크를 혼자만 짊어지지 않겠다는 의도로 삼성 특유의 안정적인 접근이라는 해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초기 실패확률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는 있지만 복제약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있는 만큼 기존 제약사와의 R&D 차이를 쉽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