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한양5차 한달 새 1.5억 ↑…강남·송파구 2%대 급등
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주택(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0.86% 올라 2008년 7월(0.91%) 이후 9년6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년 동월(0.03%)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0.83%포인트 확대됐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2.72%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송파(2.45%)·서초(1.80%)·양천(1.52%)·강동구(1.32%) 순으로 상승했다. 강남4구와 양천구가 집값 상승률에서 상위권을 휩쓴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무려 1.34%나 뛰었다. 2008년 6월(1.34% 상승) 이후 9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1년 전0.03%)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45배나 커졌다. 전반적으로 역세권 및 한강변 일대 선호 단지, 신규 아파트,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들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5차 전용 115.24㎡형은 실거래가격이 작년 12월 23억원에서 이달 24억5000만원으로 한달 새 1억5000만원(6.5%) 올랐다.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현재 26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같은 기간 서초구 반포동 경남아파트 전용 97.79㎡형도 18억5000만원에서 19억~20억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시장에 나온 매물은 20억5000만~2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형 역시 17억1000만~17억5000만원에서 18억원으로 올랐다. 현재 18억원 미만 매물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이 처음에는 시세 수준에 매물을 내놨다가 매수 문의가 잇따르자 호가를 5000만원을 올리기 일쑤”라며 “매물은 많지 않은 데 매수세 따라붙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달 서울지역 평균 주택매매 가격은 5억5723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5억4915만원 대비 1.47% 올랐다. 1㎡당 678만4000원에서 668만8000원으로 뛴 셈이다.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같은 기간 6억5990만5000원에서 6억7352만2000원으로 2.0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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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서울 전셋값은 0.2% 올랐다. 전년 동월(0.06%)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수도권이나 5대 광역시, 지방 기준으로는 모두 전셋값이 전월 대비 하락한 가운데 서울만 상승했다. 도심권 업무지구 출퇴근 수요가 많은 종로구와 마포구 등이 많이 올랐고, 마곡지구 기업 이주에 따른 수요 증가 영향을 받은 강서구도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서울 전세가격 평균은 3억5200만8000원이다. 한달 전 3억5095만7000원보다 소폭 올랐다.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8.5%로 수도권 평균(71.5%)보다 3%포인트 낮았다. 다만 연립주택 전세가율은 서울이 71.8%로 수도권, 5대 광역시, 전국 기준보다 높았다.
월세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다. 월세 평균은 93만2000원으로 2000원 가량 늘었다. 서울 강남권이 0.03%, 강북권이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서대문구는 인근 종로구 대비 저렴한 가격과 재개발 이주수요 등으로 상승하고 마포구는 직주근접 수요로 상승한 반면 도봉구와 노원구는 전셋값 하락으로 인해 월세수요가 줄었고 용산구는 미군 이전으로 수요가 감소한 것이 월세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은 향후 주택매매 시장은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신DTI(총부채상환비율)가 시행된 가운데 오는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하반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이 예정돼 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 증가 리스크 등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전셋값 역시 작년보다 많은 입주 물량과 원활한 전세 공급으로 전세가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강남권의 경우 올해 말 송파구에서 약 1만가구 규모의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입주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