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탐지 '킬체인의 눈' 정찰위성…속도전에 '짝눈'될라

김관용 기자I 2017.08.24 05:50:00

총 1조789억원 투입, 5기 軍 정찰위성 발사 예정
국방부- 국정원 간 이견으로 사업 3년 지연
하지만 전력화 예정 시기는 1년만 늦어져
핵심장비 국내 개발 지연 가능성, 전력화 늦춰질 수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형 3축 체계(선제타격·미사일방어·대량응징보복) 조기 구축 지시에 따라 군 당국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무기체계 중 군 정찰위성 등은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하는 분야인데 전력화 시기를 못박아 이를 재촉할 경우 오히려 사업이 부실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25 위성 개발 사업은 우리 군 독자의 정찰위성 확보 사업으로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이다.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발사 전 선제 타격하는 공격형 방어시스템이다. 킬체인을 이용한 선제 타격에 실패할 경우 우리 군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활용해 북한군이 발사한 미사일 요격에 나선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정비요원들이 타우러스 미사일을 F-15K 전투기에 장착하고 있다. 타우러스 미사일은 킬체인의 핵심 타격 무기체계다. [사진=공군]
◇국방부-국정원 이견, 사업 착수 3년 지연

425는 ‘사’(SAR) 위성과 ‘이오/아이알’(EO/IR) 위성의 합성어다. 총 예산은 1조789억원이다. 구름 낀 날씨에도 관측이 가능한 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 및 적외선장비(IR) 등 감시 장비가 장착된 위성 1기를 연구개발하는 과제다.

당초 425 위성 사업 계획은 2014년 시작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차례로 5기를 띄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군사 위성의 운영 주체를 두고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의 의견이 갈려 사업 착수 일정이 계속 늦춰졌다. 또 군사 위성의 개발 주체를 두고도 국방부는 국방과학연구소(ADD)를, 국정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내세워 이견을 보였다.

이 때문에 사업 첫해인 2015년 예산 19억원은 사용 조차 하지 못했다. 2016년 예산도 군이 요구한 643억원에서 크게 깍인 20억원으로 결정됐다. 자칫 사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관계부처는 군사 위성을 군 책임 하에 운영하도록 합의했다. 또 ADD가 전체 사업을 주관하되 항우연과 업체 등이 참여해 국내 보유기술을 최대한 할용하는 것으로 개발 방향이 결정됐다.

군은 2018년 425 사업 예산으로 1000억 원 가량을 책정했다. 올해에는 사업착수금 명목으로 445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18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위원회는 당초 이날 425 위성 사업추진기본전략과 체계개발기본계획안을 심의해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송 장관 등 일부 위원들의 사업성공 보장과 책임성 강화 요구로 논의되지 못했다. [사진=방위사업청]
◇軍 정찰위성 첫 국내 개발, 2021년 1호기 발사 가능할까

문제는 사업 착수가 3년 가량 지연됐는데 전력화 시기는 2020년에서 2021년으로 1년 밖에 늦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개발 기간이 부족해졌다는 의미다. 방위사업청 등 군 당국은 전력화 계획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핵심장비의 국내 개발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군 당국이 1호기 발사시점으로 못박은 2021년을 넘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위성 개발 업체 관계자는 “425 위성은 우주 환경에서 운용 가능한 부품을 적용한 설계로 오작동 없이 5년여 동안 임무 수행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특히 정밀 변화 탐지를 위해 임무 궤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추력기 기술이 필수”라고 말했다. 위성을 운영하는 동안 추력기를 통해 궤도 이탈시 이를 조정하게 되는데 425 위성의 운영궤도 특성상 전기추력기가 아닌 화학추력기를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SAR 위성의 탑재체 운영을 위한 고전력 공급장치와 고정밀·고기동 구현을 위한 고사양 자세제어용 센서 및 구동기 기술도 필수다. 425위성은 탑재체 무게가 800kg급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위성 기술은 1톤급 이상의 다목적실용위성 개발 등으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면서 “하지만 425 위성의 경우 군의 요구에 따라 기존 위성과는 다른 형태가 돼야 하기 때문에 탑재체 무게 최적화 등 기술적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425 사업 중 SAR 위성 개발 분야는 4개로 나눠 사업이 발주될 예정이다. △체계종합 및 SAR 탑재체 △SAR 플랫폼 △425 수신·판독 지상체 △425 관제 지상체 등이다. 발사체 개발은 국내 기술력 부족으로 러시아 등 해외 업체가 담당한다. 사업에는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과 쎄트렉아이(099320), LIG넥스원(079550), 한화시스템, 솔탑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SAR 레이더 관련 기술은 국내 개발이 어려워 프랑스 탈레스 알레니아, 독일의 에어버스DNS 및 OHB, 이스라엘 IAI 등 해외 업체의 참여가 유력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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