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한토신은 지난 16일 3년물 15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찍어냈다. 발행금리는 연 3.392%였다. 당초 800억원의 회사채만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금액의 두 배를 뛰어넘는 1950억원이 몰리며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한토신은 당초 개별 민평 금리에서 +0~20bp(1bp=0.01%포인트)로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1500억원 모두 개별 민평 아래로 주문을 내며 조달 비용도 아낄 수 있었다.
한토신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400억원은 청원 오창 서청주 센트럴파크의 토지 신탁 사업비로 쓸 예정이다. 또 인천 계양 코아루 사업 토지신탁 사업비에도 400억원, 충주 e편한세상에도 400억원씩 토지대금을 대여할 예정이다. 수원 송죽 주상복합 사업에도 300억원이 쓰인다.
한토신은 지난해 3월 회사채 발행에서 3년물 500억원을 모집했지만 유효 수요 안에 들어온 자금은 단 80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발행에서는 1000억원 모집에 107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특히 올해는 발행금액을 높일 만큼 흥행몰이를 했다.
시장에서는 차입 방식의 부동산개발 신탁은 수익성이 높고, 한토신의 최근 실적 성장성에 기대감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한토신은 지난해 매출이 17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39억원과 85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8.1%, 26.0%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A급 회사채가 금리 매력을 내세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한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한토신의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안정적)’를 받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가 최근 여의도 등 재건축 시장에 진출하고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면서 “한토신 역시 전국 최초 뉴스테이 연계형 도시정비사업으로 추진되는 인천 청천 2구역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지정되는 등 수주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신탁사도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회사채 시장을 통한 토지신탁 사업비 조달의 흥행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분양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돈을 빌려 투자한 신탁사도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이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의 영향으로 아파트 중도금 등 집단 대출을 기피하면서 분양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실적에 변수로 꼽힌다.
한 증권사 크레딧 연구원은 “지난해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발표된 11·3 대책 이후 주택 거래가 뜸해진 만큼 분양시장 전반이 얼어붙으면 부동산신탁사도 영향권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부동산신탁사의 실적도 부동산 경기와 연동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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