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대형주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면서 올해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소형주 펀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대형주 지수는 지난 9월부터 6.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형주는 3.64% 하락했고 소형주는 4.6% 상승했지만 대형주 지수 상승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형주는 특히 삼성전자(005930)가 10월 초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월부터 삼성전자는 16.1% 상승했다.
대형주 강세는 펀드 시장에도 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덩달아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중소형주 펀드가 다소 수익률 측면에서 다소 주춤해진 반면 대형주 펀드 수익률이 꿈틀대기 시작한 것이다.
편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개월 대형주 펀드인 K200인덱스펀드는 97개 펀드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1개월 평균 수익률은 5.05%였다. 1주 수익률 역시 모든 펀드가 플러스를 기록했다.
K200인덱스 펀드 중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펀드는 하나UBS Smart Change[주식-파생]ClassA로 6.49%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UBSe-태극인덱스 1[주식-파생](5.55%), 플러스코리아인덱스 1(주식)종류C-s(5.48%) 등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중소형주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1개월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1.69%였다. 일주일 평균 수익률에서는 한국투자중소밸류자(주식)(A), 한국투자신종개인연금중소밸류전환자(주식),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주식)종류A 등 세개 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펀드시장의 자금을 끌어 모으다시피 했던 존리 대표도 중소형주 약세장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출시 한달동안에만 2613억원이라는 뭉칫돈이 몰렸던 메리츠코리아스몰캡[주식]종류A의 지난 일주일 수익률은 -6.49%로 전체 중소형주 주식펀드 중 프랭클린중소형주자(주식)Clss C-F를 제외하고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1개월 수익률도 -3.48%로 좋지 못했다.
자금 유입 역시 주춤한 모습이다. 6월 설정되면서 2613억원을 끌어모았지만 7월까지 1115억원의 자금을 모은데 이어 이후 8월 349억원, 9월 49억원, 10월에는 보름간 10억원에 그치면서 존리 대표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주는 4년 사이클로 보는데 올해 여름에 정점을 치고 내려갔다고 보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하나도 담고 있지 않거나 적게 담고 있는 중소형주 펀드는 최근 시장에 정반대로 포지션돼있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유형별 자금 유출입 현황을 보면 중소형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아직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9월에도 1986억원, 10월에도 보름간 48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10월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중소형주식형펀드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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