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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흥행대작의 부활’ ‘광복 70주년’ ‘다양성’…. 2015년 뮤지컬계를 전망한 열쇳말이다. 세월호 영향 등으로 올해 국내 공연계가 침체기를 겪었다면 내년에는 흥행대작의 부활로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한동안 개막을 미뤄놨던 신작과 과거 큰 흥행을 거둔 앙코르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시카고’ ‘캣츠’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유명 뮤지컬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이 줄을 잇는가 하면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뮤지컬 대작들의 귀환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월 9일∼2월 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새해 포문을 연다. 아시아 초연 무대다. 프랑스 제작진이 동명소설을 뮤지컬로 옮겼다. 프랑스 초연 당시 단 9개월 만에 90만명이 관람했다. 한국공연에선 배우 주진모가 레트 버틀러역으로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고, 뮤지컬배우 10년차 바다와 소녀시대 서현이 스칼렛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팬텀’(4월 28일~7월26일 충무아트홀 대극장)도 한국 초연한다. 토니상 수상자인 극작가 아서 코빗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 콤비의 작품. 가면 뒤 흉측한 얼굴을 감춘 채 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주인공 팬텀의 과거사와 그의 부모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1890년대 파리오페라극장을 재현한 무대, 클래식풍 음악, 정통발레까지 볼거리를 두루 갖춘 대작으로 예고됐다.
1차대전 당시 여성 이중간첩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마타하리’(11월 샤롯데씨어터)도 대기 중이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첫 창작뮤지컬 도전작이다.
이미 검증된 오리지널팀의 앙코르공연들도 대거 예고됐다. ‘노트르담 드 파리’(1월 15일∼2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2005년 국내 초연에 이어 두 번째 공연을 올린다. 한국공연 10주년을 맞아 마련했다. ‘유린타운’(5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도 2005년 공연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4월에는 ‘캣츠’, 6월엔 ‘시카고’ 오리지널팀이 내한한다. ‘시카고’는 12년만에 해외팀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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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가 바라본 광복 70주년
내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준비된 역사물도 속속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조정래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형뮤지컬 ‘아리랑’(7월 11일~9월 6일)이 대표적이다. 신시뮤지컬컴퍼니가 야심 차게 내놓는 창작뮤지컬이다. 원작이 일제강점기 우리민족의 저항과 투쟁, 해방의 역사를 그렸다면 뮤지컬은 회화적 요소와 기계장치(오토메이션)를 활용해 한국적이고 역동적인 무대를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 연극무대에서 활동해 온 고선웅이 극본과 연출을, 국악작곡가 김대성이 작곡을 맡았다.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과 무대디자이너 박동우도 참여한다.
창작뮤지컬의 바이블 ‘영웅’(2월 7~8일 하얼빈 환구극장)은 중국 공연을 앞두고 있다. 역사적 장소 하얼빈에서다.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더 많은 관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기존의 800석 규모 소년궁에서 1600석 규모의 환구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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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으로 뮤지컬 폭을 넓힌다
작가 황선미의 베스트셀러 아동소설 ‘마당을 나온 암탉’(1월 23일∼3월 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이 뮤지컬 무대로 옮겨진다. 폐계가 돼버린 양계장 닭 ‘잎싹’이 알을 품어 자신의 아기를 보고 싶다는 작지만 강렬한 소망을 스스로 이뤄나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2000년 출간된 원작소설은 판매량 150만부를 기록 중이다. 해외 25개국에서도 판매됐다. 한국작가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영문판 출간 한 달 만에 영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큰 흥행작이 없었던 국내 아동뮤지컬계에 새로운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내년에는 티켓파워가 있는 아이돌의 뮤지컬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규현, 양요섭이 뮤지컬 ‘로빈훗’(1월 23일∼3월 29일 디큐브아트센터)에, 유키스의 멤버 케빈과 준이 한일 뮤지컬 ‘온에어 야간비행’(2월 4~12일 일본 도쿄 롯본기 블루시어터)으로 뮤지컬돌에 합류한다. 라이브 밴드의 강력한 연주와 중독성 강한 록음악이 한 편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창작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3~5월)도 2년 만에 팬들을 찾아온다.
공연계 관계자는 “올 한 해 해외제작사와의 성공적 협업은 물론 다양한 예술적 시도와 새로운 해석의 신작들이 소개됐다”며 “내년에도 이 추세를 이어 시장이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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