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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브리핑]덜 아프게 매맞는 방법

임명규 기자I 2012.08.30 07:48:50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지금이야 체벌이 법으로 금지됐지만, 기성세대 가운데서는 학창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매 한 번쯤 맞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숙제를 하지 않았거나 학생 신분으로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하는 등 약속이나 규칙을 어긴 경우는 여지없이 ‘사랑의 매’가 기다리고 있었다.

매를 맞으면 고통스러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크게 아파하지 않는 친구도 있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격언처럼 일찌감치 각오를 다지거나, 매의 강도와 자신이 견뎌낼 능력을 감안해 미리 대비하고 있으면 고통이 덜했다.

허벅지를 주로 공략하는 선생님의 수업 시간에는 야구선수들이 유니폼 속에 입는 슬라이딩팬츠를 교복 속에 입고서 매서운 매에 당당하게 대처하는 편법(?)도 등장했다. 반면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 사건으로 무방비 상태에서 맞는 매는 더욱 아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증시에서도 예측 가능한 이벤트는 당초 걱정에 비해 충격이 덜한 반면, 갑자기 불거진 이슈에는 상당히 취약한 경향이 나타난다. 때문에 투자자와 시장은 불확실성과 돌발변수를 극도로 경계하고, 자그마한 가능성에도 귀를 귀울인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날아온 삼성전자(005930)의 애플 소송 패소 소식은 27일 국내 증시를 크게 위협할 것으로 우려됐지만, 무디스가 정부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완충 역할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빠르게 리스크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틀째 상승세를 타며 다시 코스피를 이끌고 있다.

오는 31일 예정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대로 지난 달 중순처럼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실망감만 가득하다면 시장은 다시 충격에 노출될 수도 있다.

막연한 기대는 독이 될 수 있다. 이달 초 국내외 증시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맥없이 막을 내리면서 혼란에 빠진 경험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행여 뜻하지 않은 ‘매’가 날아오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지 살펴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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