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 소매업체,이메일 마케팅 시대 본격화

공동락 기자I 2002.11.10 15:15:56
[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미국 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연말을 앞둔 소매기업들의 고객유치 작전이 온오프라인을 넘어 이제는 이메일을 통한 적극적인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도 이메일을 통한 판매 전략이 있었지만 1회성 메일이나 단순한 제품 홍보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체적인 판촉 방식으로 하나로 이메일이 자리했다는 것은 커다란 영업 환경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미국 소매기업들은 단순하게 메일을 보내는 방식을 탈피해 고객들의 취향이나 구매습관에 적합한 "맞춤 메일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특히 다른 판매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대규모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올해의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장기적인 판매 전략의 하나로 채택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주피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제레드 블랭크는 "올해 연말에 고객들이 지난해에 비해 많은 이메일을 받을 뿐만 아니라 종종 자신의 취향에 맞는 메일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죽제품 생산업체인 코치(Coach)는 올해 우선적으로 고객들을 전통적인 취향과 유행에 민감한 취향으로 분류해 이메일 마켓팅을 실시할 예정이다.회사측은 고객들의 취향을 구분하기 위해 홈페이지 접속자들에게 퀴즈를 내고 응답별로 카테고리를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의류업체인 갭(Gap)은 최근 자사의 사이트에 자신들의 이메일을 등록하는 고객들에 한해 연말 시즌에 제품 가격을 10% 할인해주는 행사를 개최했으며 시어스백화점, 월마트 등도 이와 유사한 행사를 개최했거나 계획중에 있다. 이메일 마케팅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가장 크게 지목하는 장점은 무엇보다 비용면에서 다른 수단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는 것이다. 조사기관인 다이렉트마켓팅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우편물을 통해 판촉 활동을 벌일 경우 1인당 소요되는 비용은 최소 75센트에서 최고 2달러에 이른다.그러나 이메일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절반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상의 제약도 전혀 받지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의 이메일 발송량도 급증해 올해 이메일 판촉물의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또 지난해 1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기업들의 이메일 판촉물 예산이 올해는 2배에 육박할 것이라는 시장조사기관들의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메일 광고가 급증하면서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다름아닌 고객들의 성향을 분류하고 선별하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업체들이다. 현재 미국에는 예스메일을 비롯한 수십개 업체들이 이메일 고객분류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해당 소매업체들의 실정에 맞게 재편성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또 더블클릭을 비롯한 일부 온라인 광고업체들까지 가세해 역시 고객 분류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예스메일의 CEO인 데이브 멘젤은 "이메일 마케팅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 10% 수준에 불과한 이메일 침투율을 더욱 높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맞춤 메일 서버스라고 하더라도 마케팅의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적지않다.이들은 일단 고객들이 이메일 광고에 이미 식상할 만큼 식상한 상태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이메일이 고스란히 휴지통에 들어갈 확률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한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케이트 델하겐은 "북미 지역을 기준으로 거의 절반 이상의 네티즌들이 이메일을 통한 마케팅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며 "의미있는 이메일을 보내기 위한 업체들의 고민들만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몇해 전 인터넷이나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종이없는(Paperless)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제지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킨 일이 있었다.하지만 종이가 사라진다고 하더라고 서버를 가득히 채우는 스팸 메일을 생각하면 종이가 없는 세상이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물론 스팸과 정보의 차이는 "종이 한장 차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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