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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은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6.07% 오른 9만4400원에, SK하이닉스(000660)는 8.22% 급등한 4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는 약 31조원, SK하이닉스는 약 23조원 늘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9%를 차지하는 이들 대형주가 급등하면서 지수를 견인한 셈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 기간 발생한 AI 반도체 관련 호재들이 한 번에 반영됨에 따라 반도체 업종에 수급 쏠림이 발생했고, 코스피의 신고가를 견인했다”며 “슈퍼 사이클 기대감에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550조원, SK하이닉스는 300조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불확실성 속에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갑작스럽게 미·중 무역전쟁 국면이 전개된 것이 자산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현재 부과 중인 관세에 추가로 100% 관세를 11월 1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에 따른 대응이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마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7% 급락해 지난 4월 10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3.5% 급락하는 등 증시에 다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도 한때 11만 달러선이 무너지며 ‘코로나급 핵폭탄’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이유가 없다고 발언하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하고 있어 각종 경제 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매크로 및 정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발 매크로 불확실성, 9월 이후 주가 폭등 부담, 반도체 등 특정 업종 쏠림 현상 우려 등으로 단기적인 가격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와 테크 등 주도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4월 미국 상호관세 발표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이후 주도주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적 흐름이 양호한 기업을 선별해 이번 조정에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상호관세발 충격 이후 코스피는 당시 주도주였던 기계, 조선, 방산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했다”며 “당시를 생각해보면 주도주를 사는 것이 무역분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었고, 현재 코스피를 이끄는 주도주는 반도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 발표 시즌이라는 점도 고려해 최근 이익 모멘텀이 강화되고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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