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임신으로 생긴 다섯쌍둥이로 한 번에 ‘오둥이’ 아빠가 된 김준영(31)씨가 이같이 말했다.
지난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동두천 지역 고등학교 교사인 김씨와 경기 양주의 한 학교에서 교육 행정직으로 근무하는 사공혜란(30)씨 사이에서 지난 20일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 순서대로 태어났다.
|
김씨와 사공씨는 다른 대학 소속으로 연합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만났다. 2016년부터 7년간 교제해 지난해 10월 결혼했는데, 사공씨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고 치료와 임신 준비를 위해 배란유도제를 맞은 후 바로 다섯쌍둥이가 생겼다.
임신을 확인한 것은 뱃속 아기들이 5∼6주 차쯤 됐을 무렵인 4월께였다. 김씨는 아기집 5개를 확인했을 당시 심정을 묻는 말에 “교직에 있으니 아이들을 좋아하고, 자녀 계획을 세우는 데 영향이 있긴 했다”면서도 “자녀 한두명을 생각했었는데 다섯을 가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기집을 보고) 첫 2주간 둘이서 맨날 울었다”며 “다섯쌍둥이가 생겼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공의 파업 때문에 병원 진료가 힘들다는 병원이 많아서 다섯쌍둥이를 돌볼 수 있는 병원을 빨리 찾아야 했다”며 “(다태아 분만 권위자인) 전종관 교수님이 서울대병원에서 이대 목동 병원으로 옮기셨다길래 바로 그쪽으로 병원을 옮겨 진료를 봤다”고 했다.
그렇다면 김씨 부부는 어떻게 다섯쌍둥이를 낳을 결심을 했을까. 김씨는 “전 교수님이 일단 선택적 유산이라는 선택지를 주지 않으셨다”며 “건강하지 않은 아기가 자연적으로 유산되는 것이 약을 쓰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하셨고, 아기들을 생각해서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산모의 안전을 위해 한 명을 유산한다고 하더라도 아기 네 명을 키우는 것인데, 네 명이나 다섯 명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전 교수님 진료를 받고 나서부터는 다섯쌍둥이를 받아들이고 무사히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면 감사하다고 태도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
사공 씨는 다섯명의 아이가 태동할 땐 배가 찢어질 듯 아프기도 하고, 숨도 차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허리도 아파했다.
아기들은 27주를 채 채우지 못하고 세상의 빛을 봤다. 보통 세 명 이상 다태아 평균 임신 기간은 28주여서 그렇게 임신 기간이 짧은 편은 아니지만, 아기들은 12월까지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한다.
아기들의 태명은 ‘팡팡레인저’다. 멤버가 다섯 명인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에서 따왔다. 뱃속 태아 순서대로 그린, 블루, 옐로, 핑크, 레드를 붙여줬다.
김씨는 “원래 아이가 태어나면 교육적으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다짐이 있었는데, 막상 다섯을 낳으니까 그런 것 필요 없이 자유롭게, 재미있게 같이 키우겠다는 생각만 든다”며 “아이들이 우선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씨는 임신·출산으로 고생한 아내에게 “고생 너무 많이 했고, 확 바뀐 삶이 시작되는데 함께 잘 이겨내 보자”고 말했다. 이어 다태다를 임신한 다른 부모에게도 “힘을 많이 내시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다섯쌍둥이에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다섯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은 모두의 기쁨”이라며 “엄마, 아빠, 다섯 아기들이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다섯 가지 색깔 아기 옷과 자연산 미역을 선물로 보냈다. 다섯쌍둥이에게는 첫만남이용권 1400만원과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 500만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신생아 건강 지속 관리 서비스, 국가장학금 추가 지원,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등 각종 정부 지원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