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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회장 측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 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 또 송 회장 측은 이번에 확보한 현금으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송 회장의 잔여 상속세는 약 1100억원, 임 부회장은 약 5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신 회장의 변심에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약속했던 지분 매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경영 과정에서 신 회장을 소외시킨 것 등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형제 측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윤·종훈 형제의 잔여 상속세는 약 9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런 가운데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에게 힘을 실어줬던 소액주주들마저 등을 돌린 형국이다. 소액주주들은 모녀 측이 경영권을 되찾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총 이후 3개월간 주가 하락이 지속되자 주주들의 인내심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정기주총을 열었던 3월 28일 4만 4350원이었던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3만 1150원으로 29.8% 떨어졌다. 소액주주 측은 조만간 신 회장과 접촉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해외 출장 중이었던 임종윤 이사는 이번 일이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즉각 반발했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에도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임종윤 이사는 이달 중순 한미약품 이사회를 강행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계획이다. 이번 주말에는 귀국해 신 회장과 이번 일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상황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이사회에는 지난달 신 회장이 진입해 10명의 이사진 중 우호 세력이 3명으로 줄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도 신 회장이 들어오면 형제 측 인사 5명, 모녀 측 인사 5명이 된다. 임시 주총을 열더라도 전처럼 소액주주들이 전폭적으로 형제 측 편을 들어줄 가능성도 상당히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현 상황을 다시 뒤집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자꾸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한미약품그룹이 흔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 약력
△1972년 출생
△미국 보스턴칼리지(Boston College) 생화학과 졸업
△버클리음대 재즈작곡 석사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 승진
△2006년 북경한미약품 부총경리(부사장)
△2006년 북경한미약품 총경리(사장)
△2009년 한미약품 신사업개발부문 사장 선임
△2009년 홍콩에 코리컴퍼니(코리그룹) 설립
△2010년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이사로 선임(임성기·임종윤 대표)
△2016년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이사
△2021년 3월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송영숙·임종윤 대표)
△2021년 9월 캔서롭(현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지분 19% 인수, 최대주주 등극
△2022년 3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임기 종료
△2024년 3월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선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약력
△1997년 10월 18일 출생
△미국 벤틀리(Bentley) 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2007년 한미약품에 IT 담당 이사로 입사
△2018년 한미약품 경영기획부문 부사장(최고투자책임자·CIO)
△2021년 한미약품 경영기획부문 사장(CIO)
△2024년 4월 한미사이언스 공동 대표
△2024년 5월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