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도 무단 방치된 사슴 수백마리에 주민 민원 폭증
농작물 등 피해에 설문조사 60% “총으로 쏴서 잡아야”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안마도와 일대 섬에서는 주민보다 사슴을 더 보기 쉽다. 수십 년 전 누군가 사슴을 섬으로 들여왔지만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방치했고, 이제 안마도에는 600여 마리가 넘는 사슴이 살고 있다. 이 중 일부 사슴은 인근 섬까지 헤엄쳐 터를 잡았고, 안마도 일대 섬에는 1000마리의 사슴이 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안마도 사슴.(사진=국민권익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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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불어나는 사슴에 주민 피해도 심각하다. 먹이가 부족해지는 겨울에는 사슴이 민가까지 내려와 농작물을 해치거나 나무껍질을 벗겨 먹어 산림을 훼손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하지만 섣불리 사슴을 잡을 수도 없다. 현행법상 사슴은 ‘가축’에 해당해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되지 않는 이상 포획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안마도 사슴. (사진=국민권익위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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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도에 처음 사슴이 들어온 것은 지난 1980년대로, 한 축산업자가 녹용을 얻기 위해 사슴 10여 마리를 방목해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아무도 사슴을 돌보지 않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30년의 세월이 흘렀고, 안마도에는 주민 140명을 훌쩍 뛰어넘는 600여 마리의 사슴이 살게 됐다. 사슴은 헤엄도 잘 쳐서 인근 섬까지 건너가 터를 잡았다. 주민들은 골칫덩이가 된 사슴을 총기를 사용해 포획해야 한다
민원이 지속되자 권익위에서는 지난달부터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영광군 등과 협의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11일~20일 진행한 국민 설문조사에서는 ‘안마도 사슴은 야생동물에 해당한다’고 답한 의견이 69.9%였고, ‘총기 사용을 포함해 사슴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은 61.6%였다.
반면 사람이 제대로 관리를 못해 늘어난 사슴을 총기로 포획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안마도를 ‘사슴섬’으로 만들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