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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교과서, 과거 실패 답습 말아야”

김영환 기자I 2023.08.17 07:05:00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 “교사ㆍ학생 등 현장 목소리 청취 필요”
교육부, AI 디지털교과서 기본계획 발표…2025년 현장 적용
“교사·학생 의견 수렴…실제 수업현장서 활용돼야”
천재교과서, 에듀테크 보육센터 통해 원천기술 확보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과거 사회과학 과목의 디지털교과서가 나왔지만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교육현장의 주체인 교사와 학생의 반응이 좋지 않아서였죠.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합니다.”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당국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를 적용하기 전에 현장의 목소리를 충붆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방인권 기자)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는 학교 현장에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적용하기에 앞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정책을 입안할 것으로 주문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오는 2025년 도입을 앞두고 있다. 공교육에 본격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관련 행정예고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달 중 관련 고시를 확정하고 개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구로구 천재교과서 사무실에서 만난 박 대표는 서책형 교과서를 제작하는 발행사 입장에서 ‘번들형’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제안했다. 번들형이란 기존 서책형 교과서를 기본으로 하면서 AI 디지털교과서가 보완재의 역할을 하는 방안이다. 반면 서책형 교과서를 활용하지 않는 형태는 ‘독립형’이다.

박 대표는 “현재 교육부는 독립형을 하든 번들형을 하든 두 가지를 만들어 놓고 교사에게 선택을 하라는 입장”이라며 “번들형은 서책형 교과서와 같은 내용이니까 보완재 형태로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독립형인 경우엔 그게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독립형 AI 디지털교과서가 번들형에 비해 활용성 측면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과거 개인용 컴퓨터(PC)에서 구동하라고 CD 형태로 제공했던 디지털교과서가 전혀 활용되지 못했던 전례가 있어서다.

현재 계획도 빠듯하다. 대다수 발행사들은 내년 1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 교과서 심사에 서책형 교과서를 출시한다. 이후 내년 5월 AI 디지털교과서 심사본을 제출해야 해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무엇보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 맞춤형 학습’에 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문제 풀이 과정 등에서 학습자의 학습 성취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성취도가 높은 학생에게는 심화학습을, 미진한 학생에게는 반복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학급당 20~30명 학생을 담당하는 교사 혼자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박 대표는 “현재 서책형 교과서 중심에서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는 목적은 개인 맞춤형 학습”이라며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전력을 다하기 빠듯하다. AI 디지털교과서의 구체적 활용계획을 논의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AI 디지털교과서가 성공적으로 안착이 되고 교육 현장에서의 혼선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교사와 학생이 교육의 기본 주체”라고 강조했다.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가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천재교과서는 스마트 학습지 ‘밀크T’를 시장에 안착시키면서 자연스럽게 AI 기술 확보에 나섰다. 지난 2015년에는 에듀테크 센터를 설립해 관련 스타트업의 발굴에 앞장섰다. 천재교과서 에듀테크 센터에서 성장한 기업들과 협업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문자 판독(OCR) 기능이나 음성 인식 기술이 대표적이다.

수학과목은 키보드에 제공되는 자판으로는 기호를 답안으로 작성하기 어렵다. 저학년 아이들이 쓴 기호도 디지털화로 변환하는 기술로 상용화 단계를 앞두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은 영어 등 어학 과목에서 활용도가 높다.

박 대표는 “OCR 기술의 경우 어느 정도 테스트가 되면 해외진출을 고민하고 있다”며 “발음이나 악센트 등 여러 가지 평가가 가능한 음성 인식 기술은 9월에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다른 에듀테크 기업과 다르게 원천 기술을 서비스하는 것이 천재교과서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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