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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회복 조짐에도…웨이퍼업계, 희망·신중 교차

김응열 기자I 2023.07.30 09:36:51

2Q 웨이퍼 출하면적, 전분기比 2%↑…3개분기만
삼성·SK도 적자 감소…부푸는 메모리 반등 기대감
낸드 감산폭 확대에 “단기 회복 섣불러” 신중론도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2분기 반도체사업에서 직전분기보다 적자 규모를 줄인 가운데 웨이퍼업계의 출하면적도 늘면서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더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AI)발 수요로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이 점쳐지는 가운데 웨이퍼업계도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제품 감산을 확대한다고 밝힌 탓에 단기간 내 큰 폭의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분기별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출하면적 추이. (사진=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30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면적은 33억3100만in²(제곱인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32억6500만in²보다 2.02% 증가했다.

실리콘 웨이퍼 출하면적은 지난해 3분기 37억4100만in²까지 늘어난 뒤 작년 4분기 35억8900만in²로 4.06%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직전분기 대비 9.02% 감소하며 약세가 이어지다 3개분기만에 반등했다.

SEMI는 “올해 2분기 출하면적은 작년 3분기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반등세를 보였다”며 “300mm(12인치) 웨이퍼 출하가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웨이퍼 출하면적뿐 아니라 주요 반도체기업들의 실적에서도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는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1분기 3조4023억원 적자보다 손실폭이 줄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도 1분기 적자는 4조5800억원이었으나 2분기 영업손실은 4조3600억원으로 적자폭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왼쪽)과 SK하이닉스 경기 이천본사. (사진=삼성전자 및 연합뉴스)
이에 반도체와 웨이퍼업계에선 바닥을 찍은 업황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D램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웨이퍼 수요가 늘지 않겠냐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의 지속 투자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비해 공급 역량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HBM 양산 확대를 투자 우선순위로 두고 HBM과 DDR5 등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다만 메모리업체들이 감산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 감산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웨이퍼 업황의 반등 가능성에 신중한 분위기도 흐른다. 낸드 감산폭에 따라 웨이퍼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낸드 추가 감산폭의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고 SK하이닉스는 5~10% 추가 감산한다고 했다.

웨이퍼업계 관계자는 “웨이퍼업체들의 큰 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 감산을 확대하고 있어 웨이퍼 투입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감산이 시장을 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웨이퍼 출하가 늘어날 여지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300mm(12인치) 웨이퍼 모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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