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을 꺾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알파폴드’로 올해의 ‘브레이크스루상’을 받았다. ‘실리콘밸리 노벨상’ ‘과학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상이다.
알파폴드를 만든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는 22일(현지시간) 브레이크스루상 재단으로부터 이 상을 수상했다. 상금만 300만달러(약 42억원)에 달한다. 브레이크스루상은 2012년 러시아 출신 벤처 투자자 유리 밀너와 메타(옛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만든 상으로 알려졌다.
알파폴드는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AI다. 2018년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경연대회(CASP)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20년에도 약 100개의 다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7월에는 과학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아미노산 서열에서 예측한 2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공개했다. 이미 알파폴드를 활용해 항생제 내성이나 작물 회복력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 효소혁신센터 소장인 존 맥기헌 교수는 “몇 년, 몇 달이 걸리던 일을 알파폴드는 주말에 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알파폴드는 알파고의 성공에서 시작됐다”며 “알파고 승리를 이끈 허사비스 팀이 서울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 날 AI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 모든 관심을 쏟았다”고 전했다. 브레이크스루상 재단은 같은 날 생명과학, 기초 물리학, 수학 분야의 브레이크스루상을 비롯해 신진 과학자에게 주는 ‘뉴허라이즌상’ 등 25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