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완 무신사파트너스 대표는 28일 서울 강남구 무신사파트너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회사를 소개했다. 서 대표는 “오리지널 한국 로고를 달고 나가서 중국·일본 등에서 통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자는 비전을 품고 2018년에 출발했다”며 “한국이라고 ‘슈프림’ 같은 세계적인 스트리트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라는 법이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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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는 “무신사만 한다고 하면 투자를 받는 회사들이 기대치가 높아질 것 같아서 처음에는 유니클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인 펜코와 두나무앤파트너스 등과 1호 조합을 운영했다”며 “이후 K-패션으로 해외에서 성공하자는 무신사의 비전에 공감한 F&F, 아모레퍼시픽 등이 합류하면서 각각 100억원 규모의 2호, 3호 조합을 만드는 등 매년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무신사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일본이다. 일본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 꼼데가르송,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 등을 배출한 명실상부 아시아 패션의 중심지다.
서 대표는 “최근 일본 시장은 K콘텐츠를 열광하는 분들이 K패션까지 찾아주고 있다”며 “일본 진출 기업의 팝업스토어를 만드는 것부터 물류대행 업체를 수소문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무신사와 협업해서 일본에 진출한 ‘마르디 메크르디’는 진출 6개월 만에 매출 1억엔(10억원)을 달성했다.
무신사파트너스는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의 초기 성장을 지원하는 든든한 조력자다. 자본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벤처캐피탈(VC)이 아니라 피투자사의 고민을 같이 들어주고 동반성장을 목적으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로 운영되고 있다.
서 대표는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기업이 되려면 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물류와 창의적 인재 확보 등 투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때가 가장 무너지기 쉬울 때”라고 했다. 이어 “연 70억~80억원 매출을 하는 패션몰 대표님들을 만나서 일일이 무신사 파트너스가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피투자사를 위해 물류, CS(고객서비스), 마케팅, 생산 등의 부문에서 컨설팅을 담당한다. 투자 방식도 피투자사의 상황에 맞춰 지원한다.
서 대표는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스타트업 투자시 상환전환우선주를 이용하지만 무신사는 지분투자 방식을 택한다”며 “신주를 발행해서 투자를 하는 방식은 피투자사가 망하면 같이 망하는 방식이다. 무신사는 패션기업의 육성과 컨설팅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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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패션 서바이벌 우승자인 디자이너 민주 킴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연락했다. 슬로코스터 브랜드를 만든 그림작가 이슬로 씨도 무신사가 설득해서 브랜드를 만들었다.
서 대표는 “무신사라는 이름값때문에 피투자회사들이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일부 회사의 경우 3년간 매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맞물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가라앉은 상태다. 무신사파트너스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한다.
서 대표는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불확실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명확한 패션 사업에 2~3년간 돈이 몰릴 것으로 본다”며 “패션, 생활 분야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