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역대급 패배를 당한 민주당을 압박하며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원장 배정 등 원내 기득권에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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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지지 확인한 국민의힘, 정국 주도권 박차
출구조사 결과가 알려진 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국민들의 지지가 모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여러 방면에서 실책을 저질러서 그 결과 대선에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면서 “새 정부가 출범 20일밖에 안돼서 표를 몰아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를 통해 국민의힘은 ‘대선 진땀승 컴플렉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0.7%포인트 차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겨우 이겼다.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에서는 완패했다. 이 때문에 ‘반쪽 정부’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방선거 전부터 “정권 교체의 절반만 완성된 것”이라면서 “정권 교체의 마지막 완성은 지방 권력 교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6·1 지방 선거 승리는 국민의힘에 ‘국민적 지지’라는 자신감도 얻게 해줬다. 이를 명분 삼아 거대 야당 민주당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국회 원(院) 구성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선거 패배 후 민주당이 분열 양상으로 가는 것도 국민의힘에는 호재다. 현 민주당 비대위가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가 들어선다고 해도 당분간 당권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계양을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원내에 진입했지만, 이번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당권 공백기에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힘이 잡은 정국 주도권을 바탕으로 강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원내에서 국민의힘이 수적 열세에 있지만, 그전처럼 ‘무조건 반대’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보다 공격적으로 정책 입안에 나서면서 “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민주당에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남 품고 전국 정당으로 간다
호남을 향한 서진 정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호남을 품은 전국정당으로 거듭난다는 뜻이다.
실제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지사 후보,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는 이번 지선에서 10% 중반대 득표율을 기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우리들의 노력에 따라 호남도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얻었다”면서 “호남과의 동행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대 야당 민주당과의 원내 주도권 다툼은 부담이다. 원 구성 대립에서 보듯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 주요 원내 기득권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도 “국회권력과 지방권력은 다르다”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주도권은 놓으라고 하는 것은 당을 해체하라는 것과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와 합의하고 그들과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동시에 (국민의힘 지도부에)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