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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액면분할+100억달러 자사주 매입' 나선 이유

김인경 기자I 2022.03.12 09:16:30

[주목!e해외주식]
20대 1 액면분할과 1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
연초 이후 주가 급락…"하반기 펀더멘털 개선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아마존이 주식 액면분할과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까지 주주친화 정책에서 한발 떨어져 있던 만큼, 아마존의 기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이사회에서 기존 주식을 20개로 쪼개는 20대1 액면분할과 1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의결했다.

액면분할은 오는 5월 25일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하다. 주총 승인이 이뤄지면 6월 6일부터 액면분할된 아마존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현재 주가가 3000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주에 150달러 수준으로 내려오는 셈이다. 액면분할은 기존 주식을 쪼개는 것으로 기업 내재가치에는 없지만 소액주주도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유동성이 유입되며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10일 장에서 아마존은 5%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아마존은 이제까지 주주친화적인 행보와 거리를 둬 온 기업이기도 하다. 정용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기업들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기조를 보인 데 반해 아마존은 소극적인 행보를 지속해 왔다”면서 “풀필먼트,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버구축을 위한 막대한 투자가 지속돼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지난 1월 13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시행한 바 있는데 이는 무려 2012년(9억6000만달러) 이후 10년 만의 일이기도 했다. 주식 분할 역시 1998년과 1999년 등 20여년 전에나 시행한 바 있다.

아마존이 이같은 주주친화정책을 펴는 것은 올 들어 주가 급락이 가파르게 진행된 탓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긴축 행보에 나서는 가운데 유동성의 힘으로 지난해 강세를 보인 빅테크들이 직격탄을 맞은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이어지며 글로벌 증시는 연이어 침체하고 있다. 실제 아마존은 연초부터 11.9% 급락한 상태다.

정용진 연구원은 “주식 분할과 자사주 매입은 단기 주가 부양에 긍정적이라 해도 펀더멘털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며 실질적인 펀더멘털은 올해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 AWS와 이커머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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