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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평은 LH 사태로 공직자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들의 관심사였다. 3기 신도시 등 개발 예정지 땅을 미리 사들여 투기 논란을 빚은 직원들이 소속된 LH를 비롯해 윤리 경영 분야에서 미흡한 공공기관에 대해 엄정한 평가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18일 공운위가 심의·의결한 경평에 따르면 131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에 대한 평가 결과 종합등급은 △우수(A) 23개(17.6%) △양호(B) 52개(39.7%) △보통(C) 35개(26.7%) △미흡(D) 18개(13.7%) △아주미흡(E) 3개(2.3%)로 평가됐다.
A등급은 한국남동발전·한국도로공사·한국동서발전·한국부동산원·한국수력원자력·한국수자원공사 등이다. B등급은 여수광양항만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항만공사·에스알(SR)·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다.
강원랜드·그랜드코리아레저·대한석탄공사 등은 C등급을 받았다.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LH 등은 D등급, 한국마사회 등은 E등급에 머물렀다.
이번 평가는 윤리경영,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안전·환경, 상생협력·지역발전 등 사회적 가치 중심 평가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LH 사태를 계기로 윤리경영 분야를 더 엄격하게 적용했다. LH는 지난해 A등급에서 3단계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평 결과 발표 후 일부 공공기관들이 지나치게 낮은 점수를 문제 삼자 기재부는 재확인 작업에 나서면서 평가 결과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경평 제도가 도입된 2004년 이후 점수 산정 오류로 평가등급이 바뀐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평의 공정성·객관성 확보를 위해 매년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 민간 전문가로 경영평가단을 구성하고 전담계약을 맺어 독립적으로 경평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평가작업을 수행했던 평가단에서 다른 계산상 오류가 있었는지 여부를 포함해 평가 전반에 걸쳐 세밀하게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평 결과는 공공기관 성과급과 연동돼 민감한 사안으로 분류된다. 경평 등급에서 D등급 이하를 받은 곳은 성과급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내년 경상경비가 0.5~1%포인트 삭감된다.
기재부는 오류 점검·확인 작업을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하고 평가결과 수정 필요 사항, 보완 시정조치 사항 등을 종합 정리해 빠른 시일 내 공운위 의결을 거쳐 후속조치를 즉각 이행할 예정이다.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평가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과 개선책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경평 오류가 LH 사태로 윤리경영에 비중을 높여 LH 등급을 낮추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측은 LH 평가결과와 관련해 평가등급을 무리하게 낮추는 과정에서 계산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