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성장주가 증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주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단기간 급등한 만큼 작은 이벤트에도 흔들릴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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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톱 5 바이오 시총 34조…전체 12% 차지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모두 바이오주가 차지했다. 이들 종목의 합산 시총은 총 34조1518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11.62%나 됐다. 지난해 말 15조6294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엔 상위 5위 종목에 CJ ENM(035760)(3위), 펄어비스(263750)(4위), 스튜디오드래곤(253450)(5위)이 자리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급락한 3월 19일 바이오 5개사의 시총은 15조3212억원 수준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7조6000억원 수준에서 15조원으로 두배 늘었다. 씨젠은 지난해말 코스닥 시총 43위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3월 19일 시총 6위로 껑충 뛰었다. 진단키트 수혜 기대감 때문이다. 당시 셀트리온제약과 알테오젠도 각각 14위, 25위 수준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를 기회로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3월 19일 종가대비 21일 종가기준 주가상승률은 알테오젠(80.3%), 셀트리온제약(76.6%), 씨젠(64.5%), 셀트리온헬스케어(44.4%) 순이다. 에이치엘비는 11.8% 상승에 그쳤다.
시총 톱 5 종목 중 씨젠과 알테오젠은 지난해 말에 비해 무려 518%, 348%나 각각 급등했다. 씨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진단키드 수출 확대로, 알테오젠은 2조원대 라이센스아웃 계약 호재가 작용했다. 이에 따라 천종윤 씨젠(096530) 대표이사가 보유한 18.12%의 지분평가액은 이날 종가기준 9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말에 비해 무려 7543억원(518%)나 폭증했다. 박순재 알테오젠(196170) 대표이사(지분 20.40%) 역시 지분평가액이 8494억원으로 6600억원(348%) 급증했다.
부동의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5.7%를 보유한 서정진 회장은 지분평가액이 무려 5조5492억원으로 2조8521억원(94.2%)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말에 비해 주가가 하락한 에이치엘비(028300) 진양곤 회장의 지분평가액(7.92%)은 3898억원 수준이었다.
◇ 바이오·언택트 등 성장주 주도 지속될까
이제 시장의 관심은 바이오주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쏠린다. 전문가들은 성장주 중심의 상승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일부 리스크 관리는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영업익 28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6.3% 증가할 전망이다. 씨젠은 2분기에만 2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익을 비롯해 올해 영업익 4014억원으로 전년(224억원)대비 20배 가까이 늘어난다. 알테오젠은 올해 139억원의 영업익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언택트, 바이오 등 성장주 모멘텀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강화됐다”며 “언택트와 바이오는 다소 다르긴 하지만, 성장주 주도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일부 진단키트 업체를 제외한 바이오주는 비즈니스 모델보다 기대감의 영역이 큰 콘셉트 스톡으로 믿음의 문제, 스토리 주식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향후 국내 성장주 흐름에 있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나스닥의 주요 성장주 흐름이 중요하다고 봤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주에서 실적이 나온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순환적 정점에 다다랐다”며 “직전까지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너무 큰 기대로 올라간 주식들은 부침이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유동성과 기대감에 급등했지만, 추가 부양책 효과가 반감되고 향후 공급과잉에 따른 구조조정도 나타날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가정이 조금만 달라지더라도 언택트나 제약·바이오주들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