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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고3 학생들의 등교개학을 하루 앞둔 이날 삼성서울병원과 경기도 용인 강남병원에서 간호사 4명과 방사선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태원 클럽발 확산세가 잠잠해지자 병원발 집담감염 우려가 새롭게 부상한 것.
◇“학교 확진자 발생 시 입시공백 마찬가지”
등교를 앞둔 학생·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3 김모(18) 양은 “코로나19 감염 위험 탓에 학교에 가는 게 걱정스럽다”며 “고3 우선 등교를 이유로 대입일정을 들고 있는데 만에 하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학교는 등교수업이 중단되는 등 입시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경남지역에 거주하는 고3 학부모 최모(50)씨도 “만약 등교 이후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학교는 다시 폐쇄되고 그로 인한 혼란과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특히 등교 이후 학년별로 급식을 할 경우 30분 간격으로 200명의 학생이 급식실을 이용할 텐데 방역이 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북지역 학부모 강모(53)씨도 “학생들에게 계속 방역지침이 내려오고 있는데 아이가 병원에 가는 것인지 학교에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불안감을 갖고 있지만 대입일정 탓에 불가피하게 등교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입 일정이 촉박한 까닭에 등교수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고3 박모(18)양은 “우리 학교의 경우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하고 발열체크도 수시로 하는 등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학생부 비교과 활동에도 신경을 써야하기에 더 이상의 등교 연기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학생부 비교과도 비상, 등교 미뤄선 안돼”
올해 고3 학생들은 20일 등교 이후 숨 가쁜 대입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등교 다음날인 21일에는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예정돼 있다. 통상 고3 학생들은 3월 서울교육청 주관 학평에서 자신의 전국적 위치를 가늠하지만 올해는 전국 평가가 무산됐다. 등교 다음날 학평이 뒤늦게나마 자신의 객관적 성적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경기교육청 주관 학평에 이어 고3 학생들은 다음 달 중순까지 중간고사를 치러야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내신 성적이 중요한 만큼 고3 학생들에게는 비중 있는 시험이 연달아 기다리고 있는 것. 중간고사에 이어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모의평가(6월 18일 예정)와 인천시교육청 주관 학평, 기말고사(7월말~8월초) 등이 잇따라 치러진다.
임모(18)양은 “그간 등교개학이 미뤄지면서 집에서 공부하다보니 학습관리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 수시·정시모집을 둘 다 준비 중인데 등교 이후 학평이나 모의평가를 통해 전국적 위치를 파악하고 싶다”고 했다. 고3 한모(18)양도 “무기한 등교를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입시상담을 받더라도 선생님과 대면해야 더 많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촉박한 대입일정, 고3 우선 등교 강행
고3 학부모 김모(48)씨도 “늦게나마 등교가 이뤄져 학생부 비교과 활동을 차근차근 쌓아가야 수시원서를 낼 수 있다”며 “선생님들이 수고스럽겠지만 학교 방역, 발열체크 등을 철저히 하면서 수업을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교육부도 20일 고3 우선 등교를 확정한 이유로 촉박한 대입일정을 들었다. 오는 12월 3일 예정된 올해 수능은 이날 현재 2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고졸 취업을 앞둔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는 실습수업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가 토착화하거나 재유행할 수 있는 만큼 등교를 무작정 미루기보다 학교에서 생활방역을 습득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린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신학기개학추진단 회의에서 “우리 학생들에게는 선생님과의 대면을 통한 학교수업이 절실하며 등교 시기를 무작정 미룰 수 없다”며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학업·일상을 모두 지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