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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180석 거대여당' 탄생…권력의 견제와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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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I 2020.04.27 05:00:00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변호사회장]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여당과 입장차를 보였던 정부가 결국 전 국민 100% 지급 안을 밝혔다. 재난 극복방안이 선별 지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잘한 결정이다.

당초 정부는 소득하위 70%를 기준으로 하는 2차 추경 안을 이달 16일에 제출했듯이, 전 국민 지원을 밀어붙인 여당과 입장 차이가 있었다. 이와 같은 이례적인 장면을 주도한 것은 기획재정부로 알려졌다.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한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기획재정부가 반대하는 이유가 아니라‘이견을 낸 것 자체’다. 마치 정부 내 야당의 역할을 한 셈이다.

헌법이 보장한 직업공무원제도의 취지가 국가의 행정이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치세력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역할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기획재정부의 행보는 70% 지원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권력분립 기능을 다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학창시절에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권력분립을 언급한 것은 집권당의 압승으로 끝난 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때문이다. 민주당은 비례 정당을 포함해 무려 180석을 확보했다. 이는 국회가 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거의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부의장 자리는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 대부분을 확보할 것이며, 단독으로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유럽에서 시민혁명을 통해 왕정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장면은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에 잘 집약되어 있다. 특히‘인권보장과 권력분립이 확립되지 않은 국가는 헌법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백히 규정한 것은 근대적 입헌주의 사상의 기초가 되었다. 절대군주에게 권력이 집중된 폐해를 경험한 당대 지식인들은 최대한 권력을 쪼개어 나누는 것에 멈추지 않고, 국가권력 상호간의 영향력 행사를 통해 권력 간의 상호작용과 통제를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집행권은 군주에게, 입법권은 시민대표와 귀족대표에게, 사법권은 군주에 의하여 임명되는 법원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의회의 대정부 견제기능은 현실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고, 특히 야당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미래통합당의 현실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깊게 한다. 더구나 수직적 권력분립에 기여할 수 있는 광역단체장의 경우도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다. 물론 좋게 해석하자면, 정부가 다수당인 여당의 도움을 받아 보다 신속하게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권력분립의 관점에서만 놓고 보면 권력의 집중으로 인한 우려를 떼어놓을 수가 없다.

이러한 와중에 기획재정부가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정부부처가 정권의 정책을 실현하는데 있어 손발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전문가 집단으로서 제 목소리를 낼 때는 내는 것은 정부가 보다 신중하게 정책을 펴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정부의 오판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정권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 사건을 떠올리면 부처의 역할이 어때해야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관점은 다른 부처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시작으로 현 정권의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검찰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정권에서 ‘정윤회 문건’이 터졌을 때 문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보다는 유출자를 찾는데 여념이 없었던 검찰의 모습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이 불거졌을 때 징계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사를 이어갔던 검찰의 모습 중 검찰이 제 역할을 한 것은 어느 것이었을까. 만일 문건수사를 제대로 하여 비선실세를 밝혔다면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검찰개혁이 필요하고 남용이 있을 경우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별개로 검찰이 권력의 비위를 은폐하거나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파헤친다면 권력층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통해 권력의 남용이나 부패가 방지될 수 있다면 이는 정권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현 정권은 그들을 믿고 슈퍼 여당을 만들어준 우리 국민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성공한 정권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헌법이 예정한 권력분립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의회의 통제가 무너진 마당에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뿐만 아니라 정부부처 내부에서의 견제와 통제가 더욱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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