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가에서 ‘미셸 부통령 후보론’이 재부상한 21일(현지시간) CNN방송의 크리스 실리자 정치해설가가 내놓은 일갈이다. 오는 11월3일 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사진 아래) 전 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위) 여사를 부통령 후보로 영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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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 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일 피츠버그 지역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미셸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면 러닝메이트로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생각할 것도 없이 당장 그녀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답변하면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녀는 똑똑하고 정말 좋은 여성”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일찌감치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바이든 측이 고려 중인 부통령 후보로는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엘리자베스 워런(메사추세츠)·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 등이 주로 거론된다.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며 인지도를 키운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퍼스트레이디 시절 흑인·여성 등 소수자 정책에 팔을 걷어붙였던 미셸 여사의 대중적 인지도는 이들 후보군을 모두 압도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미셸 여사는 2018년부터 2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출판된 미셸 여사의 회고록 ‘비커밍’( Becoming)이 1000만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 셀러가 된 건 그녀의 인기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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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이 부통령이 되길 바란다”(1월 아이오와 코커스) “가능성만 있다면 당장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것”(2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등 틈날 때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구애’에 나섰던 배경이다.
◇“선출직 관심 없다”…알고 있는 바이든
문제는 미셸 여사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선출직’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을 표명해 왔다는 점이다. 그는 회고록 ‘비커밍(Becoming)’에서 “나는 여기에서 직접 말하겠다. 나는 결코 공직 진출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썼다.
미셸 여사 주변인들의 전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데이비드 액슬로드 전 오바마 대통령 수석전략가는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그(미셸 여사)가 부통령 후보에 나설 가능성은 볼쇼이 발레단에서 춤을 출 가능성 정도”라고 했다. 미셸과 오랜 친구 관계인 트레이시 미어스 미 예일대 로스쿨 교수도 주간지 마사스빈야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셸이 좋은 대통령이 되겠지만, 그녀는 절대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대중적 지지도 등에 비춰 미셸 여사의 몸값이 이미 ‘부통령 후보’급을 뛰어넘는 ‘거물급’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도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재현할 유일한 인물은 미셸 여사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사실 피츠버그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언급을 곱씹어보면 그 역시 현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그녀가 백악관 근처에 다시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