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현대의 간디는 인도의 모든 지폐에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로 인도 독립과 건국을 상징하는 위인이다.
1947년 이전, 인류 4대 문명 발상지이자 세계 3대 종교의 발상지로 남한 땅의 50배가 넘는 인도아대륙을 통일한 국가나 왕조는 없었다. 북인도의 세계제국 무굴(Mughal) 300년 기간, 이후 200여년의 영국 식민지 기간에도 인도아대륙 각지에 500여 제후국이 난립해 있었고, 무굴제국도, 영국도 이들 간의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통해 그 지배를 겨우 유지할 수 있었다.
그만큼 인도아대륙은 종교, 인종, 언어, 카스트 등 세계사적·인류사적으로 스펙트럼이 가장 넓고, 표준편차가 큰 지역이다. 이런 복잡하고 난해한 요소를 하나로 묶어 인도사 최초의 자체 통일국가를 독립과 함께 이루어낸 인물이 마하트마 간디다.
1948년 1월 30일 오후, 본인이 그토록 열망하고 추구했던 인도아대륙의 통일국가가 6개월 전의 인도,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으로 무산되고, 그 과정에서의 동족 상흔으로 간디 자신이 고뇌하고 있던 날, 어느 힌두 광신도의 총탄에 간디는 80년 인생을 뒤로 했다.
저격 당일, 수필 메모지에 담아 자신의 손주에게도 전한 현대사회 7계(1920년 3월 Anglican 선교사 Fredrick Lewis Donaldson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6개월 뒤 간디가 운영하던 주간지 Young India에 소개하고 본인 자신이 평생 다져오고 실천한 개념)는 간디가 평생을 닦고 실천하려고 했던 지침이다.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Labor) △윤리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 △인격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character) △도덕 없는 경제(Commerce without Morality) △헌신 없는 종교(Religion without Sacrifice)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철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s) 등이 그것이다.
간디가 태어나고 또 전국구 인물로 성장한 곳은 인도 북서부의 구자라트주다. 이 구자라트 주의 제1도시 암다바드(Ahmedabad)의 Sabarmati 강변에 간디 아쉬람이 있다. 20여년에 걸친 남아공화국 내 인권변호사 이력을 뒤로하고 1919년 현대 물질주의의 병폐와 식민 인도의 문제를 극복하자는 집단생활, 철학 운동으로 제시한 힌두 수련원이다. 영국의 식민지배에 맞선 비폭력 무저항 운동의 상징인 1930년(1930년 3월12일~4월6일 동안 간디 주도로 암다바드시 간디아쉬람에서 구자라트주 남부 Dandi만까지의 384㎞ 도보 행진을 통해 주창한, 대영제국의 소금세 철폐를 위한 비폭력, 무저항 운동) 간디의 소금행진(Salt March)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시진핑, 아베, 최근의 클린턴 등 외국 주요 인사의 인도 방문 시, 역시 구자라트 출신인 모디 총리가 수도 델리에서 1000㎞떨어진 이곳 암다바드로 초청할 때 방문했던 역사적 명소다.
소박하고 간결하고, 여백이 충만한 이 간디 아쉬람은 일반 기념관이나 박물관과 달리, 벽이 없고 기둥이 거의 없다. 힌두, 무슬림의 종교, 사제 브라만과 불가촉 천민(인도의 최하층의 신분)의 카스트를 하나의 체제에서 감싸 안으려 했던 간디의 인생 정치철학이 고스란히 투영된 건물이다. 간디가 현대사회 7계를 처음 접하고 되새기고, 발전시킨 공간이다.
볼 때마다 다르고, 의미도 천차인 너무나 무거운 주제지만,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의 이 순간, 간디의 현대사회 7계를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