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운전자 시선 추적하는 '부주의 경보장치' 개발

이소현 기자I 2019.07.14 09:45:17

2021년 중대형 트럭 등에 장착
버스·승용 부문으로 확대 추진
생체리듬·음주 파악 기술로 고도화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운전자 동공추적과 안면인식이 가능한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을 상용차에 적용해 시험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모비스(012330)가 운전자의 얼굴을 알아보고 눈동자가 일정 시간 이상 다른 곳을 향하면 경고하는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앞으로 부주의 운전으로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운전자의 안면 생체정보를 분석해 운전 부주의 상황을 알려주는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DSW·Driver State Warning system)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오는 2021년부터 국내 주요 중대형 상용 차종에 국내 최초로 양산 공급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시스템은 적외선 카메라로 눈·코·입·귀 등 특징점으로 운전자를 식별하고 동공을 인식해 시선추적까지 할 수 있다. 이 정도 높은 수준의 기술은 해외 일부 고급차에 한정적으로 적용했으며, 상용차는 양산 사례가 없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은 실내 카메라가 추출한 운전자 상태 정보를 차속, 변속, 핸들링 등 차량의 샤시 정보와 융합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운전자가 졸음운전, 주의분산, 피로누적 등으로 인한 부주의 운전으로 차선이탈, 차선침범 위험 등을 판단해 클러스터 표시와 경보음, 진동 등으로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장재호 현대모비스 EE연구소장(전무)는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 등 탑승자 센싱 기술은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버스와 승용 차종에도 확대 공급을 추진하면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을 상용차부터 적용하는 이유는 장거리 주행에 따른 부주의 운전이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12~2017년 경찰청과 교통안전공단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4건 중 1건꼴로 버스와 영업용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택시 등 사업용 자동차가 포함됐다.

정부에서도 대형차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해부터 국내에서 새로 출시되는 11m 이상의 대형 승합차와 20톤(t)을 초과하는 화물 특수자동차에 전방충돌방지시스템, 차선이탈경고장치 등의 능동안전시스템을 의무 적용하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흐름에 따라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을 모두 보유한 전문 부품사에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 등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15년 2400억원에서 2025년 68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한 글로벌 스타트업인 딥글린트와 딥러닝을 활용한 탑승자 인식 알고리즘을 협력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또 심박측정, 음성인식과도 연계해 생체리듬을 측정하고 음주 여부를 파악하는 등 탑승자 센싱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운전자별로 시트와 미러를 자동조절하는 등 개인화 기능과도 연동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탑승자 센싱 기술에 자동제동, 조향 등 샤시제어 기술을 연동시켜서 심정지 등 응급 상황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갓길에 정차하고 긴급구조를 호출하는 등 한시적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2021년 이전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연구원이 운전자 동공추적과 안면인식이 가능한 ‘운전자 부주의 경보시스템’을 상용차에 적용해 시험하고 있다.(사진=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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