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 러시아 방문 일정에 오른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언론들도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 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내일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마주앉은 지 8년 만에 성사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해 양국 정상이 어떠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북한의 후견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뤄진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상황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으로는 미국의 압력을 견제할 우호세력이 필요했고, 결국 러시아 방문을 결행하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북·러 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되든지 간에 ‘완전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태도가 완화될 가능성은 엿보이지 않는다. 북한 측이 하노이 회담 결렬 책임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안보보좌관에게 돌리면서 협상팀 배제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측이 아예 논외로 간주하는 데서도 감지되는 사실이다. 북한 측으로서는 실무협상을 건너뛴 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톱다운 방식 해결책을 원하고 있지만 백악관 측이 거부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미국은 이란에 대한 원유 금수조치를 강화함으로써 대북 경제제재에 있어서도 완화 의사가 없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 지금껏 한시적으로 거래 예외를 인정받았던 동맹국들도 금수 대상에 포함됐다는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북한에 더이상 도피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에 손길을 뻗으며 시간을 끌 게 아니라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 여건으로는 ‘자력갱생’도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결과를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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