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내는 BMW 리콜…뿔난 차주 "메르켈에 화재 조사 요청"

노재웅 기자I 2018.08.28 05:10:00

더딘 리콜·원인 조사에 집단 소송 급증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이소현 기자] BMW 차량 화재 사태의 피해자 모임이 BMW코리아와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응집해 터뜨렸다. BMW코리아의 더딘 리콜 속도와 대응은 물론 이 과정에서 안일한 태도를 보인 정부에 돌린 소비자들은 다각도로 제조사와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BMW 리콜 첫주 6600대..전체 6.2% 소화

27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리콜 첫 주인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에서 리콜 정비를 받은 차량은 약 6600대다. 이는 차량 화재 발생 가능성으로 리콜 조치에 들어간 BMW 차량 10만6317대 중 6.2%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순 계산으론 연내 남은 18주 동안 지난주의 리콜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연내 완료가 빠듯하게 가능한 속도지만, 유럽과 동시에 진행하는 리콜로 인해 부품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실제론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이달 확보한 1만8500개의 부품을 소진한 이후 추가 부품 조달이 언제 이뤄질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현재 유럽과 동시에 진행하는 리콜로 인해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이미 앞서 예약된 리콜 차량에 대해 10월 이후에 리콜 이행이 가능하다는 연기 통보를 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는 내년으로 리콜이 미뤄졌다는 안내를 받았다는 불만의 글들까지 쏟아지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한 대당 리콜 정비에 걸리는 시간이 3시간가량에 달하기 때문에 평일에 마냥 와서 기다릴 수 없는 고객들도 많아 처리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9월도 이달과 마찬가지로 문제없이 부품 수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韓 못 믿어”…獨·美에 BMW 화재 조사 요청

국내 리콜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BMW 피해자 모임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BMW 차량 화재 원인에 대한 직접 조사를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보내는 강수를 뒀다.

BMW 피해자 모임은 이날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바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MW 독일 본사의 결함 및 결함 은폐 행위에 대해 독일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와 독일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률 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는 “한국은 독일과 영국 다음으로 독일 자동차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시장이고, BMW 520d는 한국이 가장 많이 사고 있다”며 “독일 차량 가격도 유럽이나 미국보다 한국이 40% 정도 비싼데, 독일 정부가 BMW 화재 사태에 침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BMW 피해자 모임은 정부 부처 관료들을 상대로 직무 유기 책임 등을 물어 민·형사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김정렬 국토부 제2차관, 안병옥 환경부 차관,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홍유덕 교통환경연구소장 등 4명이 대상이다.

BMW 차량에서 불이 난 이후 리콜 조치에 들어가기 전까지 실질적으로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들어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콜 발표 이후에도 △40일 넘게 조사 계획 미작성 △검사받지 않은 차량 미확보 △법규에 근거가 없는 민관 합동조사단이 화재 원인을 조사 및 결론 내리는 것으로 방침 정한 점 △설계 변경으로 어떻게 화재가 예방되는지 파악조차 못 한 점 등도 지적했다.

하 변호사는 “국토부는 지난 주말 피해자 모임의 요청에 회신했는데, 화재가 발생할 때까지 고속주행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와 에어컨을 틀어놓고 화재가 발생하는지 지켜보는 ‘시뮬레이션 테스트’, 미국 NTSB에 화재 차량을 보내는 방안 등을 모두 사실상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BMW 리콜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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