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소령과 김 상사는 터키와 중국에서 자국의 문화를 소개해주던 여성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엘리프씨와 매화씨는 남편을 따라 바다 건너 낯선 타국 땅에 자리잡았다. 비록 해군인 남편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바다로 나가지만 부인들은 사랑으로 외로움을 이겨내고 있다.
전계현 소령의 부인 전 엘리프 씨는 터키 가지안테프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터키인이다. 이곳은 한국에서 약 2만리(약 8000km) 떨어져 있다. 전 소령은 엘리프 씨를 터키에서 처음 만났다. 해군 위탁교육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터키어를 전공한 전 소령은 2013년 대학교 장학생으로 선발돼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어학 연수를 받았다.
|
물론 이들이 결혼을 승낙받고 한국으로 오는 과정은 험난했다. 무엇보다 엘리프 씨의 가족들이 언어도 다르고 연고지도 없는 한국에서 사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특히 터키인의 99%가 무슬림인 이슬람국가에서 타종교를 믿는 한국에 엘리프 씨를 보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둘은 서로의 가족을 설득하려 노력했고 진심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양가 부모님의 마음을 움직여 결혼 승낙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엘리프 씨는 해군 아내로 사는 것에 적응 중이다. 한국 생활 5년 동안 총 6번의 이사를 경험했다. 잠수함을 타고 있는 남편이 훈련으로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마다 엘리프 씨는 두 딸이 큰 의지가 된다고 한다. 둘 사이에는 두 딸 전란아(4), 전민아(3)가 있다.
이와 함께 부산함에 근무하는 김성중 상사의 부인 김매화 씨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국인이다. 김 상사는 아버지의 소개로 김매화 씨를 처음 만났다. 2004년 김 상사의 아버지는 중국 여행 중 만난 여행가이드 김매화 씨의 인품을 높게 사 그녀를 아들 김 상사에게 소개시켜줬다. 이후 김 상사는 김매화 씨가 중국인들의 여행 가이드로 서울을 찾을 때면 서울로 달려가 만남을 가졌다. 그녀가 중국으로 돌아가면 밤낮으로 전화하고 편지를 보내는 등 장거리 연예를 이어갔다. 그 결과 이들은 지난 2005년 국경을 뛰어넘어 부부의 연을 맺었다. 2012년에는 김매화 씨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도 했다.
|
김 상사는 임관 후 지금까지 약 24년 동안 함정 생활만 했다. 임무수행으로 집에 들어오는 날이 많지 않지만 이 부부는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슬하에는 김혜진(12·女), 김석찬(10· 男) 두 자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