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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사이드]은행권, 서울시금고 출연금 경쟁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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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희 기자I 2018.03.05 06:00:00

지역사회 기여실적 평가에 출연금 경쟁
은행들 과도한 출연금에 ''제살깎을까'' 눈치 보기

행정안전부 ‘지자체금고지정 평가항목’ 중 지역사회 기여 및 자지단체와의 협력사업 세부 항목 내용. (자료=행정안전부)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서울시가 금고지기 선정을 앞둔 가운데 은행들은 과도한 출연금 경쟁으로 자칫 ‘제살깍기’식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연간 32조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할 금고 은행 선정을 앞두고 있다. 금고지기를 맡게 될 은행은 2019년부터 4년간 서울시 예산과 기금 관리,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등 세금 관련 업무를 맡는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시 금고은행으로서 다양한 제휴 사업을 확대하며 영업의 폭을 넓힐 수 있어 많은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자리다. 이번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진 은행은 103년째 서울시 금고지기를 수성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더불어 기관영업 확대에 나선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이다.

이 같은 경쟁에 은행들이 제시할 출연금 규모에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서울시 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면서 1400억원 가량의 출연금을 냈다. 당시 공개입찰 경쟁에 참여한 신한은행은 600억원 수준, KB국민은행은 시스템 개발비를 포함해 2800억원 수준의 출연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입찰 경쟁에서 각 은행들이 제시할 금액은 비공개 상태다. 단수 금고제를 적용했던 서울시가 복수 금고제를 채택할 경우 1, 2금고 은행이 출연금을 분산해 맡게되는 결과도 이어질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제시할 금액에 따라 각 은행들이 구축할 시스템이나 서비스 수준 등이 드러날 수 있어 은행들 간 눈치싸움으로 그 규모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연금은 행정안전부가 정한 ‘지자체 금고지정 평가 항목’에 따라 지역사회 기여 실적으로 평가된다. 이에 은행들은 출연금을 통해 금고 선정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동시에 자칫 지나친 출연금 경쟁으로 결국 금고은행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떨쳐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부 은행들은 기관영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는 이유로 “출연금 대비 수익성에 대한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도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에 지역사회 기여실적 평가배점을 하향 조정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금고 선정시 지역사회 기여실적 평가를 빌미로 지자체가 은행들에게 기부금품을 요구하는 관행과 금고 유치를 위한 은행들의 과다경쟁, 금고 선정 청탁 등이 지속 발생하고 있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익위 측은 “금고 은행 지정 비밀 등으로 은행 채용 비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했다”며 “국가나 지자체 등이 공사, 물품 및 용역 업체 선정 등의 계약 체결 시에는 지역 사회 기여 실적을 평가하지 않으나 금고 선정시에만 지역사회 기여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출연금 경쟁으로 은행들이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용처 등 운용과정과 보고만 투명하게 이뤄진다면 결국은 지역사회 사업 등으로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영역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제약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 2017년 9월까지 최근 10년간 국내 6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의 시·도금고 출연금 규모는 총 9957억7000만원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3649억6000만원으로 출연금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신한은행 1817억2000만원, KEB하나은행 466억8000만원, KB국민은행 197억6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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