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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깔끔한 바탕에 칼날 같은 선과 면을 세련되게 뒤엉켜놨다. 제목은 뜻밖에도 ‘경부고속도로’(2016). 지도 속 길과 공간을 추상언어로 바꿔놓은 것이다. 사람의 상상으로 만든 선이란 한계서 벗어나기 위해 자의적으로 선택한 기제란다. 작가 경현수(47)는 컴퓨터 RGB 색상에 도전하는, 선명한 컬러의 페인팅작업을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도서 추출한 조형요소로 설치·추상·조각을 해오던 데서 회화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그저 디지털정보로 끝낼 수 있는 작업에 굳이 고된 노동을 들여 아날로그적 방식의 새로운 가치를 다시 그려냈다.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이유진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인스탄트 매스: 임시적인 덩어리’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2×130.3㎝. 작가 소장. 이유진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