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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새와 꽃, 반복되는 패턴. 과연 이뿐일까. 좀더 들여다 보면 정작 중요한 대상은 따로 있음을 알게 된다. 나체의 여인을 숨긴 거다. 인체를 캔버스 삼아 주변 배경과 연결하는 보디페인팅 ‘위장술’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호주 작가 엠마 핵(44)의 작업이다. 10시간 이상 모델의 몸에 색을 칠하고 주위와 경계가 없는 그림과 색으로 연결한 뒤 사진촬영으로 마무리한다. ‘두루미와 만다라Ⅲ’(2010) 속 여인은 두루미와 꽃나무, 나비와 만다라로 위장했다. 서양인을 에워싼 동양적 소재가 독특하다. 자연에 인간, 육체에 정신을 녹이려 한 시도의 연장선이란다.
오는 10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율곡로 사비나미술관서 여는 개인전 ‘우리 몸이 꽃이라면’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피그먼트프린트. 70×70㎝. 작가 소장. 사비나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