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이색 콜라보, 유통업계를 접수하다

김진우 기자I 2016.07.07 06:00:00

동원참치라면, 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 등 대 히트
산업간 벽 허물며 새로운 마케팅 시도 이어져
이질적 융합으로 재미와 새로움 선사..소비자 관심에 매출도 ''껑충''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동원참치라면, 한국야쿠르트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 엑소(EXO) 볶음짜장면…. 올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제품들이다. 일명 콜라보레이션(협업) 상품으로 불린다.

기존 패션업계에서 패션 브랜드와 독립 디자이너가 함께 의류·액세서리 등을 출시하며 주로 활용하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이 이제는 유통업계 전반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공통으로 추구하는 건 이질적인 것들의 융합이다. 얼핏 보면 낯설지만 다시 보면 새롭고 재미있는 걸 하나로 묶는 것이다. 기존에 높았던 산업 간 벽을 허물거나 다른 요소를 접붙이면서 재밌으면서도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제품들을 탄생시켰다.

△동원참치라면


◇“먹어보니 재밌어”…색다른 시도에 판매 ‘껑충’

세븐일레븐이 동원F&B·팔도와 손잡고 출시한 동원참치라면은 최근 유통가에 불고 있는 ‘콜라보 열풍’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3월 말 세븐일레븐에서 출시된 이 제품은 비교적 비싼 가격(2200원)임에도 하루 평균 2만 5000개가 팔려나가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원참치라면은 팔도에서 생산한 컵라면에 동원F&B에서 만든 ‘라면에 넣어먹는 동원참치’ 토핑이 들어있는 참치 라면이다. 라면 마니아와 참치캔 마니아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라면에 참치를 넣어 먹는 레시피’를 상품화한 것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상품이 출시되기 전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유출됐는데 소비자들이 무슨 맛일까 하고 논쟁이 붙었다”며 “기존 라면보다 비싼 데도 먹어보니 맛있고 재미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3월 선보인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는 하루 평균 9만~10만개, 상반기 총 700만개가 팔린 히트상품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5년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인 찰스 바빈스키(Charles Babinski)와 손잡고 개발단계부터 함께 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콜드브루를 기획하게 된 사정은 이렇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현장에서 고객들과 만나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커피는 없느냐”였고, 커피 중에서도 야쿠르트처럼 신선함이 요구되는 콜드브루를 판매하기로 한 것.

회사 관계자는 “콜드브루 커피는 찬물로 우려내는 방식이라 원두는 물론, 로스팅에서 유통까지 신선함이 제1원칙이다. 유통기간이 10일에 불과하다”며 “커피 가운데 가장 신선함을 유지해야 하는 콜드브루가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았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출시한 ‘이마트xSM’ 상품은 기존 연예인 마케팅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 엑소 볶음 짜장면과 슈퍼주니어 하바네로 라면 등 라면 제품은 물론 샤이니·레드벨벳·엑소 탄산수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양사의 협업은 단순히 인기 연예인을 제품을 파는 데 활용한 게 아니라 유통업계와 연예기획사가 상품기획단계부터 함께 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평가다. 이마트의 통합형 가전 전문매장인 일렉트로마트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다양한 오락 요소를 갖춘 쇼핑공간으로 꾸미는 등 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와 SM엔터테인먼트가 협업제품으로 출시한 라면과 탄산수
◇“퓨전음식도 어울리지 않으면 더 맛 없어”

올 상반기 신세계통합온라인몰(WWW.SSG.COM) ‘쓱 광고’로 유통업계 최고 이슈를 만들어 낸 황보현 HS애드 CCO(최고창의력책임자) 상무는 최근 유통업계에서 불고 있는 이색 콜라보레이션 현상에 대해 “융합은 이 세상 모든 새로움의 근원”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은 대륙과 바다가 만나는 반도 국가이자 춥고 더운 날씨가 뚜렷해 융합이 잘 될 수 있는 토양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황 상무는 “너무 가까이에 있는 것을 붙이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놀라울 게 없다. 흔히 생각하기 힘든, 멀리 있는 것을 붙여야 한다”며 “다만 이질적인 것을 융합할 때 논리적인 구조가 없다면 소비자들도 이해할 수 없다. 극단적인 것을 논리적으로 그럴듯하게 융합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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