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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서비스 공룡 만들자`..핼리버튼, 베이커휴즈에 적대적 M&A

이정훈 기자I 2014.11.16 10:19:54

베이커휴즈, 핼리버튼 인수제안 거부..협상 교착
핼리버튼, 내년 4월 주총서 위임장 대결.."이사 전원교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원유서비스 업계의 두 공룡인 핼리버튼(Halliburton)과 베이커 휴즈(Baker Hughes)가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핼리버튼은 인수가격을 올리고도 베이커 휴즈를 응하지 않을 때에는 적대적 M&A에 나설 태세다.

콜로라도에 있는 핼리버튼의 천연가스 시추시설 전경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핼리버튼이 지난달 중순에 베이커 휴즈측에 제시했던 인수가격을 인상할 것이며 이후 적대적 M&A도 시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셰일가스 개발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압식(프래킹) 서비스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핼리버튼은 대형 해양 플랜트 기자재 업체 베이커 휴즈를 인수하기 위해 최소 200억달러(약 21조926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에너지업종에서 가장 큰 규모의 M&A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두 회사간 M&A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지만, 핼리버튼이 인수 이후 베이커 휴즈 이사회 멤버 전체를 교체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마틴 크렉헤드 베이커 휴즈 최고경영자(CEO)는 데이빗 레서 핼리버튼 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핼리버튼측의 제안은 우리 주주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되는 내용이 아니다”며 “핼리버튼이 우리 이사진 전체를 교체할 뜻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도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가격이나 조건들이 수정된다면 즉각 다시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베이커 휴즈가 기존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자 핼리버튼은 인수가격을 높일 용의가 있음을 밝혔지만, 내년 4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를 위한 이사 후보자 지명을 위한 마감시한인 14일까지 상향된 제안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핼리버튼이 베이커 휴즈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 베이커 휴즈가 공개한 핼리버튼측 서한에 따르면 핼리버튼은 내년 4월 주총에서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을 벌일 용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위임장 대결이란, 적대적 M&A에서 공격하는 매수자가 지분 50% 이상을 장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기존 경영자와 표 대결을 벌여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말한다.

핼리버튼과 베이커 휴즈는 각각 세계 2위와 3위 원유서비스 업체로,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시가총액이 668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세계 1위 원유서비스 업체는 슐럼버거로 시가총액은 1227억달러 수준이다.

또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한 해 20억달러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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