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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에서 우량주로 눈돌리는 기관

박형수 기자I 2013.03.28 08:00:00

최근 3거래일 동안 코스닥서 537억원 순매도
지난 15일 이후 9거래일 동안 코스피서 1.4조원 순매수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올 들어 중·소형주 투자로 쏠쏠하게 재미를 본 기관 투자가들이 최근 대형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추경예산 편성 등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로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는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25일부터 사흘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53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4300억원의 매수 우위를 이어온 기관들이 팔자로 돌아선 셈이다.

코스닥에서 현금을 확보한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선 지난 15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순매수 규모는 1조 4000억원이 넘는다. 중·소형주 비중을 줄이고 우량주를 늘리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연우 한양증권 스몰캡 팀장은 “최근 코스닥 유망종목의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며 “1분기 마감을 앞두고 방향성을 검증하고 싶어하는 기관 투자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내다판 종목을 보면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관은 지난 사흘 동안 CJ E&M과 서울반도체 GS홈쇼핑 등 올 들어 상승 폭이 컸던 종목을 대거 처분했다.

CJ E&M은 올 들어 30%이상 올랐고, 서울반도체도 18% 상승했다. GS홈쇼핑과 성우하이텍도 각각 27%, 25%나 올랐다.

코스닥을 떠난 기관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경기민감주를 매집하고 있다. 최근 9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매수규모만 9100억원에 달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1721억원, 1524억원 어치 사들였다.

경기 민감주 매집은 정부가 대규모 추경편성을 비롯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1997~2012년 중 매년 평균 4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특히 1998년과 2001년, 2003년, 2005년, 2009년에 평균 수준을 넘어서는 대규모 추경예산을 집행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의 추경 편성은 주식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1997년 이후 코스피지수는 연간 평균 14.1%올랐지만 대규모 추경을 편성하던 해엔 44%나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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