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살된 오뚜기스프, MZ공략해 국민스프 유산 전승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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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준 기자I 2025.03.10 06:04:14

오뚜기 안양연구소 한승우 센터장 [인터뷰]
1970년 4월 국내 최초 스푸로 나와, 오뚜기 2호제품
빵 부상하던 70년대, 빵과 페어링할 음식으로 개발
"제품 변해도 건강한 식품과 고객 생각 항상 담아"

[안양=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오뚜기 하면 카레다. 그 다음은 스푸(soup)다. 어린시절 아버지 월급날, 가족들이 방문했던 경양식 집에서 처음 접했던, 돈까스 등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나왔던 걸죽한 국말이다. 실제 오뚜기 제품 1호는 분말카레, 2호가 분말스프다. 1970년 4월 16일 국내 최초 스푸로 나온 ‘오뚜기 스프’가 올해 출시 55년을 맞았다. 우리 ‘국’에 해당하는 서양요리 soup의 표준 맞춤법은 스푸며 스프는 오뚜기 고유제품명이다. 오뚜기 스프 개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안양연구소의 한승우 센터장(분말제품 담당)을 최근 만났다. 한 센터장은 2000년 오뚜기에 입사해 연구소에서만 23년을 보내며 오뚜기 냉장스프와 업소용스프를 개발한 아버지로 통한다. 지금은 사라진 베니건스 등 국내 초창기 외식 프랜차이즈가 한창일 때 수요가 급증했던 업소용 스프가 그의 손을 거쳤다.

오뚜기 안양연구소 한승우 센터장(분말제품 담당) (사진=오뚜기)
“오뚜기 스프를 통해 온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갖는 기쁨(스위트홈)을 젊은 세대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한승우 센터장이 밝힌 올해 목표다. 스위트홈은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평소 강조한 오뚜기의 추구 가치다.

오뚜기 스프는 1970년 태어났다. 칼국수와 수제비가 서민음식으로 자리를 잡던 시기다. 주식인 쌀의 자급자족이 안 돼 미국 구호물자로 유입된 밀가루를 주식 대체수단으로 활용한 영향이다. 동시에 밀가루를 재료로 만든 빵이 인기도 얻을 무렵이다. 한 센터장은 “우리가 밥 먹을 때 국을 같이 먹는 것처럼 빵과 함께 곁들이는 스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개발했다”면서 “당시만 해도 스푸는 고급레스토랑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였는데 이를 대중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 자체로는 1969년 함 회장이 이 오뚜기 전신인 ‘풍림산업’에서 1호 제품인 카레를 출시한 뒤 두번째 내놓은 2호 제품이다.

국내 1호 스푸인 ‘오뚜기 스프’
55년간 오뚜기 스프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다. 이 자체가 국내 수프 시장의 변화상이다. 최초 분말 스프 출시 이후 뜨거운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컵스프(1985년)→3분카레와 같은 최초 ‘레토르트 스프’(1988년)→조리가 간편한 가정용 냉장스프 및 스프에 파스타가 담긴 최초 파스타 스프(2014년)→빵과 함께 먹는 크루통 컵스프(2017년) 등까지 오뚜기 스프 변화는 팔색조에 가깝다. 한 센터장은 “제품은 변화했지만 언제나 동일했던 것은 건강한 식품에 대한 변하지 않은 가치와 식품을 맛있게 먹는 고객에 대한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백년 동안 오뚜기 스프는 국내 가정용 스푸 왕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스푸시장 규모는 약 700억원인데 오뚜기가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스푸시장은 크게 분말과 액상으로 나뉜다. 분말 시장 대부분이 오뚜기 몫이다. 소비된 양으로 계산하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간 판매된 오뚜기 스프(분말) 중량은 1만 2000톤이다. 1인분 20g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억만명이 먹은 셈이다.

오뚜기 스프에 빛만 있는 건 아니다. 2014년에 내놓은 파스타가 들어간 제품 중 푸실리(꼬불꼬불한 파스타 종류) 파스타 컵스프는 반응이 시원찮았다. 이렇게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해 사라진 컵스프도 4개다. 현재 컵스프 종류가 3종만 남은 이유다. 그럼에도 스프하면 소비자가 오뚜기를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한 센터장은 “55년 제조기술의 노하우인 재료를 볶는 온도, 시간, 순서에 따른 맛의 차이가 가장 크다”면서 “국내 1호 제품 역사에 대한 신뢰가 있고 여러 상황에서 스푸라면 오뚜기를 떠올릴 만큼의 브랜드 힘이 있다”고 했다.

오뚜기는 MZ세대에게 국민스프 유산을 전승하기 위해 새로운 비행에 나섰다. 최근 밀가루를 쓰지 않고 쌀가루로 만든 비(非)밀 크림스프와 콘크림스프, 팝콘을 버무린 콘크림스프 팝콘을 앞세워서다. 한 센터장은 “밀가루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을 겨냥한 데다 국산원료를 사용한 점이 차별화 요인”이라며 “콘크림스프 팝콘은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독특한 제품’ 트렌드에 맞춘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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