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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의 노래로 잘 알려진 가수 김민기가 1991년 대학로에 문을 연 소극장이다. ‘배움의 밭’이라는 이름 그대로 한국 문화예술계에 씨앗을 뿌리고 이를 키워온 ‘못자리’였다. 한국적 뮤지컬을 대표하는 ‘지하철 1호선’이 이곳에서 초연해 4257회 공연했다.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 우수한 어린이 공연도 다수 선보였다.
학전의 마지막은 학전 출신 가수, 배우들이 장식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학전의 폐관 소식이 전해진 뒤 뜻을 모았고, ‘학전 어게인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2주간 총 20회 공연을 진행하며 관객과 만났다.
출연진들은 학전의 폐관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의 포문을 연 가수 윤도현은 “학전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리허설 때부터 눈물이 흘렀다”며 “추억이 많은 곳이 사라진다고 하니 야속하기도 하고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듀오 유리상자의 이세준은 “27년 전 유리상자로 학전에서 첫 공연을 한 기억이 마치 며칠 전 일처럼 또렷한데, 이곳이 사라진다는 것이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1994년 ‘지하철 1호선’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 설경구는 “학전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전은 마음속에 영원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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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도 학전 출신 가수, 배우들처럼 학전의 추억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울산에서 온 김현주 씨는 “90년대부터 학전을 다녔는데 마지막이라고 해서 아쉽고 슬프다”며 “학전의 추억을 오래 기억하고 싶고,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정유리 씨는 “학전에서의 마지막 공연은 문화사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학전을 다른 곳, 다른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학전’이라는 이름은 사라지지만, 학전이 남긴 공간과 그 정신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전 폐관 소식이 전해진 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는 소극장 학전 공간을 계속해서 운영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학전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해 써달라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 명칭은 쓰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술위는 소극장 학전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지 현재 논의 중이다. 민간단체에 공연장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과 예술위가 공연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예술위 관계자는 “문예기금을 통해 기존 공간을 운영할 것이며, 문체부와 협의하며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조만간 학전 운영 방안을 결정할 것이며, 이후 공연장 내부 시설 개보수 등을 거쳐 7월 재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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