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1조3896억원어치를 폭풍 매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3417억원어치를 담으며 순매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607억원)과 한미반도체(042700)(437억원)도 투자 바구니에 담았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임시 예산안 통과 등 대외 여건 개선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에 앞서 4분기를 매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주 공통점은 에코프로(086520)를 제외하면 공매도 잔고 수량이 크게 감소하고,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내 상향됐다는 것”이라며 “순환매 장세 예상되는 가운데 공매도 잔고비율 상위 종목들 중 내년도 실적 개선되는 종목의 경우 상승 탄력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DS부문 영업이익이 12조원으로, 전년 15조원 적자에서 27조원 손익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33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0%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신규 생산능력 확보 및 내년 예약 주문이 이미 완료되어 점유율 회복이 전망되고,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AI)에 특화된 LLW(Low Latency Wide·저연성와이드) 디램 양산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기능이 서버 중심에서 스마트 폰, PC 등 모든 전자기기로 응용처가 확대된다면 수요 둔화에 직면한 전기전자 분야의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같은 특수 메모리의 개별 시장 규모는 작지만 AI의 발전과 맞물려 다양한 메모리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특히 SK하이닉스가 2024년에도 HBM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전통 정보기술(IT) 기기의 수요회복과 함께 실적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