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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 등을 논의했다. 이란과 하마스 측이 공식적으로 만난 건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이후 처음이다.
하마스는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이 자신들에게 연대를 표명했다며 이스라엘을 저지하기 위한 ‘더 큰 축’을 구축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회담 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전쟁을 계속한다면 지금의 역내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하마스를 경제적·군사적으로 지원해 온 이란은 이번 공격 배후에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란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며 전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이 이날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을 강행할 경우 이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날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수장과 만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저항세력(하마스·헤즈볼라)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이스라엘에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며 “조직적 전쟁 범죄가 즉각 중단되지 않으면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의 개입이 현실화하면 이번 전쟁은 또 다른 국면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의 경우 전선이 분산된다는 점에서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 등 이란 후원을 받는 중동 내 다른 무장세력들이 이스라엘이나 중동 주둔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도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항모 전단을 급파하며 이란의 개입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