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과거 정부가 불법 집회, 시위에 대해서도 경찰권 발동을 사실상 포기한 결과 확성기 소음, 도로점거 등 국민들께서 불편을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그 어떤 불법 행위도 이를 방치·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법집회에 대한 엄정 대응을 경찰에 주문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지시에 따라, 정부·여당은 지난 21일 뜻을 모은 집시법 개정에 더 사활을 걸 전망이다. 그러나 야간집회 금지는 집회·시위의 ‘허가제’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벌써 위헌 논란에 싸였다. 또 의석 과반을 차지한 야당, 노동·시민사회계 반발도 만만찮아 법 개정 가능성은 낮다.
전문가들은 야간집회의 원천봉쇄보다는 불법집회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이는 게 ‘방종’을 막는 데에 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간부급 한 경찰도 “지금은 노조의 집회에 고성방가 등 이유로 과태료를 매긴들 타격이 전혀 없다, 대폭 올려야 한다”고 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특히 악화일로인 노정관계를 대화로 풀려는 정부의 제스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있다. 건설노조의 노숙집회 강행 명분은 정부의 ‘건폭몰이’ 반발이었다. 앞으로도 민주노총은 7월 첫째 주부터 2주간 정부의 ‘노동개악 저지’를 이유로 총파업에 나서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건설노조 역시 추가 결의대회를 계획 중이다. 아울러 노조 등 집회 참가자들의 성숙한 집회·시위 문화도 요구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노조를 악마화 말고 대화의 선을 복원해야지, 거리로 못 나오게 막는 걸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했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노조의 무리한 집회는 시민 지지를 떨어뜨릴 뿐, 자제하는 게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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