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책꽂이]결혼진술서 외

장병호 기자I 2023.02.15 06:30:00
△결혼진술서(김원|216쪽|파람북)

‘결혼진술서’는 부부가 이혼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출하는 양식으로 재판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가장 정직하면서 이성적으로 써야 하는 곤혹스러운 글이다. 저자는 결혼진술서를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결혼생활을 냉정하게 돌아보며 실타래를 풀어가듯 문제의 원인을 찾아간다. 이혼이라는 현실 앞에 난감해할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말의 자연사(장-루이 데살|560쪽|교유서가)

인지언어학자이자 언어공학자인 저자는 진화생물학과 동물행동학, 심리학과 철학을 아우르며 인류가 어떻게 언어 능력을 발달시켜왔는지를 탐색한다. 언어는 연구 대상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발달과 특성, 인류가 이루고 사는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들여다보는 돋보기 같은 역할도 한다. 저자는 방대한 연구와 혁신적 이론으로 언어와 인류의 공진화사(共進化史)를 풀어낸다.

△백래시 정치(신경아|272쪽|동녘)

여성혐오의 역사는 오래됐고,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발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그 양상이 달라졌다. ‘안티페미니즘’이 정치 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이는 여성혐오라는 배경 위에서 여성혐오의 다음 단계로 전개되는 행동인 ‘백래시’로 평가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백래시는 어떻게 정치세력을 구축해왔으며, 페미니스트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살펴본다.

△다윈의 사도들(최재천|476쪽|사이언스북스)

2월 12일은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 이론의 창시자 찰스 로버트 다윈이 태어난 날이다. 다윈 탄생으로부터 214년, ‘종의 기원’ 출간 164년이 지난 현재 다윈의 이론은 현대 생물학의 기초이며 현대 과학의 기둥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과학자 최재천 교수가 다윈의 제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다윈의 진화론이 과학·경제학·철학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언러닝(배리 오라일리|304쪽|위즈덤하우스)

언러닝(unlearning)은 ‘학습’을 의미하는 러닝(learning)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un)가 더해진 말이다. 새롭고 더 나은 방법을 도입하기 위해 기존에 알던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을 고의적으로 잊거나 폐기하는 일을 뜻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의존하거나, 더이상 효과가 없는 낡은 사고방식과 관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언러닝을 실천할 때다.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김유석|352쪽|틈새책방)

세계 최고의 경매 회사로 손꼽히는 소더비에서 거래된 책과 고문서에 얽힌 이야기를 추적한 책이다. 지금은 최고의 미술품 경매 회사로 불리지만, 소더비의 근본은 책과 고문서 경매다. 1744년 책 경매 회사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책과 고문서에 관한 이름난 경매들은 대부분 소더비의 몫이었다. 소더비의 역사를 장식한 책과 고문서 경매들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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