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머리띠男 "제 얼굴 다 공개됐다"…마녀사냥 고통 호소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서 시민들을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토끼 머리띠’ 남성이 자신의 얼굴을 온라인에 공개한 누리꾼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핼러윈의 비극, 외면당한 SOS’는 제목으로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한 내용을 다뤘다.

사고 당시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6명의 무리가 주도해 사람들을 밀기 시작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이 밀라고 소리쳤다”, “‘밀어!’ 소리 후에 사람들이 넘어지기 시작했다” 등의 증언이 다수 등장하며 의혹이 제기된 ‘토끼머리띠’ 남성 A씨는 이날 직접 인터뷰에 응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시민들을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을 받았던 ‘토끼머리띠’ 남성.(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A씨는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 교통카드 결제 내역 등을 공개하며 자신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그는 10월 29일 오후 9시 55분에 이태역에서 승차한 뒤 오후 10시 17분에 합정역에서 하차한 것으로 나와있다. 압사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오후 10시 15분께다.

그는 “제 얼굴이 다 공개가 됐다”며 “제 얼굴을 모자이크 안 하고 올리고, 모욕적인 말 쓴 사람들 고소를 했다”며 경찰서에서 직접 증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서에서 이태원 골목 인근 CCTV를 돌려봤고, 그의 말대로 A씨는 사고 현장 바로 앞에 있었으며 누구도 밀고 있지 않았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A씨는 “당연히 그 사고로 인해 지인 분들이나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이 많이 화가 날 것이다. 그래서 더 범인을 찾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면서 “경찰, 형사 분들도 지금 분위기가 토끼 머리띠 한 그 사람들 잡으려고 기를 쓰고 있더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A씨는 사고 당시 행적과 이동 경로 등을 언급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당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