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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졸업자 4명 중 1명이 여성…'공대 아름이'는 옛말(종합)

신하영 기자I 2022.03.31 00:28:15

공대졸업자 여성비율 90년 6.7%서 작년 25.4%로 상승
“취업난 속 인문계열보다 취업률 높은 공대 선택 늘어”

(사진=Show CF 화면 캡쳐)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2008년 한 통신사의 TV광고. 남학생들만 가득한 공과대학 모임에 한 학생이 헐레벌떡 들어와 비보를 전한다. 학과 내 유일한 여학생인 ‘아름이’가 MT에 가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같은 과 남학생들이 ‘I ♥ 아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나선다. “아름아 같이 가”란 구호를 외치며 아름이가 MT에 가지 않으면 자신들도 불참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

당시만 해도 공과대학에 여학생이 워낙 드물었던 현실을 반영한 이 광고는 이제 옛말이 됐다. 한때 ‘아름이’하면 공대 다니는 여학생의 대명사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공대 졸업자 4명 중 1명이 여성인 시대가 됐다. 30년 전만해도 공대 졸업자 중 여성 비율은 6.7%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2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30일 종로학원이 1990년부터 2021년까지 공대 졸업자 중 여성 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25.4%로 나타났다.

1990년만 해도 전체 공학계열 졸업자 중 여성 비율은 6.7%(2049명)에 불과했다. 이후 1998년 12.2%(4만7361명)로 처음 10%를 넘어선 뒤 △2015년 19.8%(8만646명) △2018년 21.8%(8만2257명) △2020년 23.9%(8만3943명) △2021년 25.4%(8만6188명)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학생들의 공대 입학·졸업이 늘어난 배경에는 청년 취업난이 있다. 인문계열보다는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학계열로 눈을 돌린 여학생이 그만큼 늘어난 것.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인문계열 취업난 여파로 여학생들이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학·의약계열 등의 입학·졸업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여성 공학기술인들의 사회적 역할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학계열 중 여성 졸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섬유공학으로 45.6%를 차지했다. 이어 △조경학 45.3% △건축학 41.6% △도시공학 40.5% △화학공학 40.3% 순이다. 반면 여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대 학과는 자동차 공학(10.2%), 기계공학 11% 등으로 조사됐다.


대학 공학계열 졸업자 중 여학생 비율(자료: 종로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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