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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5거래일 연속 신고점을 새로 썼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우·S&P, 6거래일 만에 하락
1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79% 하락한 3만5343.2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S&P 지수는 0.71% 내린 4448.08에 마감했다. 두 지수는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가, 다시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93% 하락한 1만4656.18을 나타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19% 떨어진 2177.17에 마감했다.
증시는 장 초반부터 약세였다. 개장 전 나온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1%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 감소)보다 더 큰 폭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부품 판매는 전월 대비 3.9% 감소했다. 의류 매장(-2.6%)의 경우 6월 당시 3.7% 늘었다가, 7월에는 급감했다. 델타 변이가 예상보다 빠르게 퍼지면서 관련 소비가 다시 주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식음료 가게(-0.7%), 스포츠용품·악기·서점(-1.9%), 전자제품 매장(0.3%) 등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CNBC는 “미국 소비자들은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정부의 부양책이 거의 고갈되면서 예상보다 구매를 더 줄였다”고 했다. 미국 경제의 70% 비중에 육박하는 소비는 전반적인 경기의 척도로 여겨진다.
이날 나온 대형 유통업체 실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주택용품 유통업체 홈디포는 2분기 매출액이 41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예상치(407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조정순이익(EPS)은 4.53달러를 보였다. 이 역시 전망치를 상회했다. 다만 추후 주택 개량과 관련한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비등해지면서, 홈디포 주가는 이날 4.27% 급락했다.
월마트 역시 시장 예상을 웃돈 깜짝 실적을 올렸지만, 주가는 0.06% 떨어졌다.
◇증시 고점 논란…차익 매물 출회
뉴욕 증시는 그동안 주가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한 고점 논란이 있었는데, 소비 둔화 우려가 부상하면서 차익 매물까지 나온 것으로 읽힌다.
델타 변이 확산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의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14만1365명으로 나타났다. 2주 전보다 64% 폭증했다. 지난 겨울 당시 최악의 팬데믹에 근접하고 있는 수치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행정부는 대부분 미국 내 성인들이 백신 접종 후 8개월 뒤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1.79% 상승한 17.91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28% 하락한 6819.84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02% 내렸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8% 오른 7181.11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