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돋보기]세탁기 잘못 설치하면 과태료 낸다고?

김나리 기자I 2021.06.05 08:00:00
우리나라 주택의 77%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등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로 이뤄져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이 같은 공동주택에서 실제 벌어지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알아보고, 매 주말 연재를 통해 꼭 알아둬야 할 상식과 더불어 구조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 효율적인 관리방법 등을 살펴본다.

(사진=창원시)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공동주택인 아파트에 세탁기를 잘못 설치했다간 자칫 과태료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회에서는 공동주택 이사 과정에서 발코니에 세탁기를 설치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4월 22일, 51번째 ‘지구의 날’을 맞아 창원시 시민 홀에서는 ‘세탁기 제자리 놓기’ 범시민운동 선포식이 개최됐습니다. 이는 마산과 진해만에 유입되는 세탁 하수를 줄이기 위해 시민들과 창원시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맑은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이날 허성무 창원시장은 “세탁기는 꼭 필요한 가전제품이지만, 시민들께서 세대에 있는 우수관과 오수관의 기능과 의미를 잘 모르시고 세탁기 배수관을 옥상 빗물이 내려가는 우수관에 연결해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시민이 실천하는 ‘세탁기 제자리 놓기’가 마산만이 더욱 맑아지기 위한 진정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창원시는 TV, 라디오,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와 함께 세탁기 옮기기가 쉽지 않은 세대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세탁기 무료 이동 지원팀’을 민간협력으로 지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창원시가 발표한 것처럼 일부 공동주택에서는 세탁기 배수 호스를 잘못 연결해 세탁 하수가 오수관이 아닌 우수관(옥상 빗물을 저층으로 흘려보내는 배관)을 통해 배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세탁 하수가 별도의 여과 과정 없이 하천이나 바다로 나가게 되면 수질이 나빠져 악취가 발생하고 결국 생태계 오염과 환경 파괴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 세탁기를 발코니에 놓아두고 세탁 하수를 우수관에 연결하는 것은 다른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겨울철에 강추위가 지속되면 세탁 하수에 섞인 세제·세탁물 찌꺼기가 엉겨 붙은 채로 얼어 붙게 돼 우수관과 배수관 구멍이 막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칫 저층 세대에 역류 피해가 발생해 재산상의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오수관과 우수관의 구분을 위해서는 생김새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옥상 빗물이 내려가도록 발코니 천정에서 연결된 원통형 관이 우수관이며, 바닥에 배수구를 꽂을 수 있도록 구멍이 나 있는 것이 오수관입니다. 공동주택 단지별로 배수구의 위치가 다를 수 있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단지 내 관리사무소 또는 해당 지자체 하수도과에 문의해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난 2009년 7월, 환경부는 개정된 하수도법 시행을 통해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해 시설 및 배수설비의 관리기능을 강화한 바 있습니다. 제해시설 또는 배수설비를 사용하는 자가 그 기능장해를 일으킨 경우 필요한 조치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공동주택 앞 발코니에 세탁기를 설치해 세탁 오수가 우수관을 통해 배출하지 않도록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전입신고 시에 지자체와 관리사무소를 통해 세탁기 적정 설치 방법 등에 대해 안내하고 있습니다.

세탁기와 배수구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액수에 차이가 있습니다만 하수도법 제30조에 따라 50만에서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므로 입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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