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에 부는 ESG 강화 행보…"기술·인프라 변화올 것"

이혜라 기자I 2021.05.24 07:37:25

제품 출시·폐기 과정, 친환경 방식 전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위한 제품 출시 잇따라
"기업 지속가능성에 영향…ESG경영 확대 전망"

LF ‘헤지스’ 3D 패션쇼(왼쪽) 및 한섬의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를 직원들이 들고있는 모습. (LF 유튜브 영상·한섬 제공)
[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패션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제품 출시는 물론 폐기 과정도 친환경 방식을 채택하거나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제품 출시 등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F(093050)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가 이달 초 ‘3D 가상 패션쇼’를 열었다. 3D 공간에서 가상 모델들이 출시 예정인 가을·겨울 컬렉션 제품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형식이다. LF는 디자인, 샘플링, 수정 작업 등 의류 제작의 모든 과정을 3D 이미지로 구현해 실행했다. LF 관계자는 “실물 중심의 의류 샘플 제작 과정을 생략해 폐기물·에너지 낭비를 평균 55%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섬유 폐기물과 에너지 낭비가 패션업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만큼 이를 통해 친환경 혁신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섬(020000)은 올해부터 재고 의류 폐기 과정을 친환경 방식으로 바꿨다. 매년 폐기되는 재고 물품을 업사이클링 과정을 통해 인테리어 마감재로 재사용하는 식이다. 재고 제품을 불태워 폐기하던 기존 처리 방법이 환경 보호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고려한 행보다.

지난해 9월 삼성물산 `하티스트 앰배서더` 1기로 선발된 최경민 공연기획자(왼쪽), 최국화 앵커(중앙), 채수민 댄스스포츠 선수. (사진: 삼성물산)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지난 2019년부터 국내 대기업 의류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장애인 의류 브랜드 ‘하티스트’를 운영 중이다. 하티스트는 장애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설계된 어댑티브 패션 브랜드로, 휠체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줄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올해부터 실제 휠체어 사용자 고객 중 ‘하티스트 앰배서더’를 선정해 R&D(연구개발) 과정 및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 지원사업에 활용하고 있다”며 “더 많은 패션 기업들이 동참해 장애인의 패션 권리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패션업계의 ESG 행보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 제품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족’이 업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최명화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장기 경영 전략이 될 것”이라며 “이는 기술, 인프라,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패션업계 변화에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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