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의 용량은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황창규 전 KT 회장은 최근 출간한 자서전 ‘빅 컨버세이션’(시공사)에서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질문을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와 관련한 다양한 직책을 맡으며 사장 자리까지 올랐고, 이후 KT 회장을 맡아 세계 최초 5G 상용화 준비를 마쳤던 그의 업적을 생각하면 당연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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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인 만큼 황 전 회장의 성공기를 예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관점으로 ‘빅 컨버세이션’을 보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대담한 대담’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황 전 회장은 자서전에서 자신이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적 리더들과의 만남과 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는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현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에릭 슈미터 전 구글 회장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특히 스티브 잡스와 인연이 눈길을 끈다. 황 전 회장은 “‘헤이, 미스터 플래시’라고 정겹게 나를 부르던 스티브 잡스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남아 있다”며 그와의 만남을 회상한다. 2004년 12월, 아이팟에 쓰일 플래시 메모리와 관련한 삼성과의 미팅에서 스티브 잡스를 만난 황 전 회장은 “스티브 잡스의 손으로 (화이트보드에) 직접 쓰인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티브이, 맥북에어 등의 글씨는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다”며 그의 뜨거웠던 열정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평가가 공존하는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는 “내가 만난 스티브 잡스는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맨이었고 IT 생태계가 풍성해지는 사업을 책임감 있게 밀고 갔던 기업가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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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회장이 세계적인 리더와의 만남을 기록한 자서전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혼자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희망이 없는 세대’라는 비관적 전망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전한다. 황 전 회장은 “실수해도 실패해도 괜찮으니 ‘멈추지 않고 나아가려는 의지’만 있다면 언젠가 자신이 찍어온 점들이 연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