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감성 담은 창작오페라..당신의 '인생 오페라' 자신합니다"

윤종성 기자I 2021.04.06 06:30:01

[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
바리톤 염경묵· 소프라노 송난영
"경자의 살인죄 뒤집어쓴 수남…
비극적이고 섬뜩한 이야기 담아"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성악가들이 처음엔 ‘이럴 줄 알았으면 출연 안했다’고 할 만큼 힘들어 했는데,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작품에 스며들고 있어요. 지금은 다들 ‘인생 오페라’를 만났다고 해요.(하하)”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송난영(왼쪽)과 바리톤 염경묵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일 개막하는 ‘소극장오페라축제’를 통해 관객들과 다시 만나는 ‘달이 물로 걸어오듯’의 바리톤 염경묵과 소프라노 송난영은 최근 기자와 만나 “단순한 창작 오페라 수준을 넘어 중소극장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14년 초연한 ‘달이 물로 걸어오듯’은 제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클래식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2008년 연극으로 먼저 한국과 일본에서 공연한 뒤, 작가 고연옥의 대본에 작곡가 최우정이 곡을 입혀 오페라로 만들어졌다. 50살이 넘도록 혼자 살다 술집 여종업원 경자를 만나 새 삶을 시작한 수남이 경자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이고 섬뜩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연부터 출연해 네 번째 수남 역에 캐스팅 된 염경묵은 이 작품의 매력으로 “최우정 작곡가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음악”을 꼽았다. 그는 “대본의 정제된 언어에 최우정의 음악이 덧씌워져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까지도 잘 드러낸다”면서 “빠른 극 전환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는 음악이 때로는 사이코 드라마처럼, 때로는 뮤지컬처럼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경자 역의 송난영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작품”이라며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요소들이 많다 보니 관객들은 어느새 작품에 빠져들어 수남과 경자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오페라 ‘달이 물로 걸어오듯’ 성악가 염경묵, 송난영(예술의 전당)
국내외에서 오페라 가수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염경묵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년간 거의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는 “리허설만 진행하고 끝난 공연이 수두룩하다”면서 “어떤 공연은 네 차례 연기한 끝에 결국 취소돼 모든 성악가, 스태프들이 허탈해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처럼 무대가 간절했던 때가 없었던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난영은 국내 오페라 데뷔 무대다. 숙명여대 재학 시절이던 2014년 가수 홍경민과 함께 KBS2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얼짱 소프라노’로 주목받았던 그는 싱글앨범 발매 후 홀연히 유학을 떠났다. 미국 맨해튼 음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송난영은 박사 과정을 앞두고 잠시 귀국했다가 코로나19에 발이 묶여 한국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유학 시절 나도 세계무대에서 주역이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과 꿈,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공부를 할수록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들더라”며 웃었다. 송난영은 발가락 골절로 다리에 반깁스를 한 채로 연습 중이다.

인터뷰 말미. 염경묵은 “이번처럼 팀워크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며 “최고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난영은 “우리가 그랬듯 관객들도 ‘인생 오페라’로 느낄 만한 멋진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표현진이 연출을, 조정현이 지휘를 맡았다. 수남 역에 염경묵, 박찬일, 경자 역에 신은혜, 송난영을 비롯해 엄성화, 이석늑, 이희상, 이영은, 김효주, 이성훈 김영재, 양석진이 출연한다. 오는 8일, 13일, 17일 사흘간 총 5회 공연한다. 관람료는 5만~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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